‘상하이 스캔들’ 합조단 조사 착수

‘상하이 스캔들’ 합조단 조사 착수

입력 2011-03-14 00:00
수정 2011-03-14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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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테랑급 검찰 수사관 파견…H 前영사·덩 남편 접촉 시도

중국 여성 덩신밍(鄧新明·33)을 통한 상하이 한국총영사관의 정보 유출 사건과 관련해 정부합동조사단(합조단)이 13일 오후 상하이에 도착, 본격적으로 현지조사에 들어갔다. 국무총리실 공직복무관리관실, 법무부, 외교통상부 직원 10명으로 구성된 합조단은 무엇보다 정부·여권 인사 200여명의 연락처 등 대외비 정보들이 덩에게 흘러들어간 경위를 파악하는 데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에 근무했던 베테랑급 검찰 수사관 강모씨를 현지조사 팀장으로 보냈다는 점에서 특수수사에 준하는 강도 높은 조사가 진행될 것으로 점쳐지기도 한다.

현지 조사는 스캔들의 주인공인 덩의 정체를 밝히는 데도 역량이 집중된다. 특히 J부총영사가 이미 지난해 11월부터 일부 영사들의 덩에 대한 정보유출 등 수상한 기미를 포착해 내부조사를 벌인 점을 중시, 덩이 일각의 의혹대로 ‘스파이’ 역할을 했는지, 기존에 알려진 유출 정보 외에 추가로 유출된 정보가 있는지 등을 확인하는 데 역점을 둘 전망이다. 김정기 전 총영사와 J부총영사의 갈등설도 확인 대상이다. 총영사관 관계자들의 덩에 대한 편의제공이나 금품수수 등 비위 행위, 김정기 전 총영사와 덩과의 관계, 총영사관 컴퓨터시스템의 ID와 패스워드 유출 여부 등 총영사관 직원들의 복무기강 전반에 대한 점검도 이뤄진다.

합조단은 지난 1월 덩과의 스캔들로 법무부를 퇴직한 뒤 다시 중국으로 건너온 것으로 알려진 H 전 영사와 덩의 남편인 J씨 등에 대한 접촉을 다각도로 시도할 것으로 보이지만 이들이 현지조사에 응할지는 불투명하다. 이 때문에 벌써부터 조사결과의 신뢰도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다. 합조단 관계자는 상하이 도착 직후 “관련된 의혹을 모두 다 조사하겠다.”면서도 “덩에 대해 중국 측에 조사요청할 계획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중국 측의 대응도 주목된다. 아직까지 당국의 공식대응은 나오지 않았지만 중국 언론들이 사건 초기부터 우리 측의 스파이 의혹제기에 대해 불편한 감정을 감추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현지조사를 토대로 발표될 우리 측 최종 조사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울 것으로 보인다.

상하이 박홍환특파원·서울 유지혜기자

stinger@seoul.co.kr
2011-03-14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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