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공항 백지화 가닥..영남권 강력 반발

신공항 백지화 가닥..영남권 강력 반발

입력 2011-03-28 00:00
업데이트 2011-03-28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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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 못받아들여” 한목소리, 심각한 후유증 예고

정부가 동남권 신공항 건설을 백지화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지자 영남지역이 들끓고 있다.

오는 30일로 예정된 정부의 신공항 입지평가 결과 발표를 이틀 앞둔 가운데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신공항 입지로 밀양을 주장하는 대구.경북.경남.울산과 가덕도를 미는 부산 모두 반발하고 나섰다.

정부는 “아직 평가 단계로, 그 결과를 예단할 수 없다”는 입장이지만 이들 지역의 지방자치단체와 시민단체는 신공항 건설을 백지화하거나 결정을 연기하면 강력히 대응하겠다고 밝혀 심각한 후유증을 예고하고 있다.

◇대구.경남북.울산 “백지화땐 거센 저항” = 영남권 신공항 밀양유치 범시도민 결사추진위원회 강주열 본부장은 28일 “만약 신공항 백지화가 현실화된다면 이 정권은 지방민과의 소통을 스스로 단절한 정권이 될 것이며 지방민의 엄청난 저항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강 본부장은 “대통령의 눈과 귀를 가리고 자신들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지방의 고통과 한은 안중에도 없이 지방을 말살하고 지방민을 적으로 돌리는 비열한 정치공작은 역사가 단죄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결사추진위원회는 신공항이 백지화되면 촛불집회을 포함한 모든 수단을 동원하기로 하고 이에 앞서 29일부터 여의도 국회 앞에서 신공항 건설을 촉구하는 무기한 단식투쟁에 들어갈 계획이다.

밀양신공항 유치 범시민사회연대 박문호 공동의장은 “정부가 무용론 또는 무산 쪽으로 결정하거나 가닥을 잡아선 안 된다”며 “그렇게되면 대대적으로 궐기대회를 여는 등 대응책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김두관 경남지사는 이날 오전 간부회의에서 “지난 주말부터 정부 여당 쪽에서 신공항 백지화나 김해공항 확장설을 흘려보내 도민들의 걱정이 많았다”며 “1천320만 영남권 주민과 호남권까지 합쳐 2천만 남부권 주민들의 기대와 염원이 꼭 관철되도록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김범일 대구시장은 기자회견을 자청해 “신공항 백지화론이 사실이라면 정부 평가단에서 채점도 하기 전에 합격, 불합격을 논하는 우를 범하는 것”이라며 “개탄스럽다”고 말했다.

엄용수 밀양시장은 “만약 정부가 백지화한다면 3년간 영남권을 포함한 국민을 우롱한 것이며 이 경우 누가 대통령과 정부를 믿겠느냐”고 성토했다.

김관용 경북지사는 “신공항 무산 우려가 현실로 나타난다면 지방의 거센 반발과 엄청난 분노에 직면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여건을 있는 그대로, 객관적으로 평가해 입지를 선정한다면 가덕도가 되든 밀양이 되든 깨끗하게 승복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나라당 유승민 대구시당 위원장 등 대구지역 국회의원 9명은 이날 국회에서 긴급 간담회를 갖고 “대통령의 대선 공약일 뿐 아니라 취임 후 3년간 정부의 국책사업으로 확정, 추진해온 신공항을 임기 말에 와서 백지화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반발했다.

◇부산 “김해공항 이전 독자 추진” = 부산시는 정부가 신공항 백지화나 입지 선정 연기, 김해공항 확장 등 어떤 방안을 내놓더라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강희천 부산시 동북아허브공항유치기획팀장은 “신공항 백지화든, 결정 연기든 정부의 평가결과를 지켜보겠지만, 이 같은 결과는 받아들일 수 없으며 부산시는 김해공항 이전을 계속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강 팀장은 “현재 김해공항은 남쪽으로만 착륙하기 때문에 효율성이 떨어지고, 야간 소음문제도 있고, 군과 같이 사용해야 하는 여러 문제점을 안고 있다”며 “김해공항 확장안은 실효성이 부족한 안”이라고 말했다.

그는 “안전성 확보를 위해 김해 신어산을 깎는데 무려 25조원에서 30조원이 들어가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신어산을 깎더라도 100% 안전성을 확보하는 것은 불가능하며, 신어산을 피하려고 활주로를 비틀면 약 8천 가구가 소음권역에 추가되는 문제가 발생, 이렇게 되면 24시간 공항운영은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부산시의 또 다른 고위 관계자는 “정부가 2007년 1단계 용역 결과에서 제시했듯이 김해공항은 2025년이면 포화상태에 다다른다”며 “급증하는 공항수요에 대비하기 위해서라도 민자유치 등의 방법으로 독자 이전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공항 백지화에 대비해 이미 독자적으로 김해공항을 확장.이전할 수도 있다는 뜻을 밝힌 한나라당 부산시당과 부산시는 정부 발표 예정일 다음 날인 31일 오전 서울에서 긴급 당정회의를 개최할 계획이다.

부산 상공계에서도 “한계에 다다른 김해공항을 대체하기 위해 동남권 신공항의 입지 선정에 나선 것”이라며 “이를 백지화 하거나 원점으로 돌아가는 것은 결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반발했다.

바른공항건설시민연대 박인호 공동회장은 “신공항 건설 백지화를 기정사실화해놓고 평가단을 꾸려 가덕도와 밀양을 둘러본 것은 지역 주민을 우롱하는 행위”라며 “백지화 결정이 나면 불복종 운동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주 서부산시민협의회 사무처장은 “김해공항을 10년만 쓸 것 같으면 확장안을 이해할 수 있지만 30년 이상의 항공수요를 내다본다면 있을 수 없는 것”이라고 김해공항 확장안에 반대했다.

백남규 김해공항 소음대책위원회 위원장도 “김해공항이 확장된다고 하면 소음피해 권역은 더욱 늘어날 것이고, 주민들 역시 더 큰 소음피해를 겪게 될 것이 뻔하므로 김해공항 확장만큼은 결사 반대운동을 펼쳐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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