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별기 통과’ 변조수표 점조직 적발

‘감별기 통과’ 변조수표 점조직 적발

입력 2011-04-16 00:00
수정 2011-04-16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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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만원권 6620장 벤츠 차량서 압수

서울의 시중 은행에서 감별기도 통과한 수십억 원짜리 변조 수표를 현금화한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서대문경찰서는 110만원권 일반 자기앞 수표를 발행받아 액면가 등을 고치는 방식으로 고액 수표를 만들어 은행에서 현금화한 혐의(부정수표 단속법 위반 등)로 총책 이모(39)씨 등 14명을 붙잡아 이씨와 인출책 김모(49)씨 등 2명의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16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 1월과 2월 신한은행 이대역지점에서 변조수표 용지로 사용하려고 자기앞 수표를 발행한 뒤 수표번호와 액면가를 고쳐 10억원과 20억원짜리 가짜 수표를 만들어 현금으로 바꿔간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지난 1월 범행이 성공하자 2월에도 같은 은행 지점에서 추가 범행을 저질렀으며 지난달에는 우리은행 청량리지점에서 10억원짜리 위조수표 3장을 현금화하려다 발각돼 범행에 실패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수표를 변조하는 데 쓰려고 직접 일반 수표를 발행받고서 중간 알선브로커 등을 통해 고액권 수표 발행 의뢰인을 확보했다.

당시 브로커들은 주로 ‘전주’에게 접근해 ‘건설사 인수를 위해 자금력을 증명해야 하니 고액권 수표를 발행받아 한 달만 갖고 있고 사본을 건네달라’고 말하며 수표 사본을 빌렸다.

고액권 수표의 사본은 변조 기술자에게 건네져 진본 수표와 같게 액면가와 일련번호를 변조했고 현금 인출책이 은행에서 변조수표를 현금으로 바꿨다.

이 과정에서 범행을 기획한 이씨 등 총책 3~4명은 자신들이 동원한 단순 가담자와 알선 브로커 등이 ‘윗선’을 알 수 없게 하려고 각자 맡은 역할만 시켜 점조직처럼 서로 연결되지 않도록 했다고 경찰이 설명했다.

경찰은 이씨를 검거할 당시 이씨의 벤츠 차량에서 변조 수표를 현금화한 금액의 일부인 5만원권 6천620장(총 3억3천100만원)을 발견해 압수했으며 나머지 돈의 행방을 추적하고 있다.

경찰은 또 수표 변조를 맡은 혐의를 받고 있는 어모(56)씨 등 범행을 기획한 주범 2명을 비롯한 여러 명을 쫓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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