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통운 자회사 광주 버스터미널 운명은?

대한통운 자회사 광주 버스터미널 운명은?

입력 2011-04-22 00:00
수정 2011-04-22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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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경제계ㆍ시민단체 “분리매각해야”

‘1위 물류기업’ 대한통운 인수전에 유력 기업들이 뛰어든 가운데 대한통운 자회사인 광주 종합버스터미널(유스퀘어)이 어떻게 처리될지 지역 경제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22일 지역 경제계에 따르면 금호아시아나그룹이 보유한 대한통운 지분 매각을 위한 예비입찰에 참여한 포스코와 롯데, CJ그룹이 본 입찰을 앞두고 매각 가격 등을 따지면서 분주히 주판알을 튕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통운은 2009년 이후 금호아시아나그룹에 유동성을 지원하기 위해 아시아나공항개발, 아스공항, 금호터미널 등을 사들여 자회사로 두고 있다.

이 가운데 지역 주민들의 최대 관심사는 터미널의 운명이다.

금호는 2006년 400억을 투자해 터미널을 유스퀘어라는 복합문화시설로 만들었고 유스퀘어는 기존의 여객운송시설이라는 기존의 틀을 뛰어넘어 문화와 쇼핑, 교통 기능을 갖춘 시설로 광주의 랜드마크 역할을 하고 있다.

문제는 이번 예비입찰에 참여한 3개 기업이 지역 연고가 없는데다 고속버스 사업과 무관한 기업들이라는 점이다.

이 때문에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역사와 함께 해온 버스터미널의 주인이 외지기업으로 넘어가면 경제적 영향뿐만 아니라 지역민들이 느낄 심리적 상실감도 크다는 점에서 향토기업으로 남겨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포스코는 대한통운의 육상운송부문 최대 화주 중 하나로 대한통운을 인수하면 물류비용을 현격히 절감할 수 있고, CJ는 보유한 물류기업 CJ GLS와 연계하면 물류업계에 영향력을 넓힐 수 있을 것으로, 롯데는 대한통운이 보유한 물류 네트워크와 연계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터미널 부지에 백화점 건물을 임대해 사용하는 ㈜광주신세계로서는 유통업계 맞수인 롯데가 인수전에 뛰어든 것이 여간 신경이 쓰일 수 밖에 없다.

광주 신세계로서는 롯데가 승리하고 백화점 임대차 문제에 비협조적으로 나올 경우 낭패를 볼 수 있기 때문에 이번 대한통운 인수를 광주 진출 16년 만에 최대 위기로 보고 상황을 예의 주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금호그룹이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전에 터미널을 금호산업 고속사업부와의 연계로 되사거나 채권단이 터미널만을 따로 떼어 분리 매각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지역 경제계는 당장 고속버스 사업과 관련이 없는 이들 기업이 인수하게 되면 수익성이 떨어지는 일부 지역 터미널을 폐지하거나, 더는 신규 시설투자를 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며 공익보다는 기업논리만 내세울 경우 점포 임대료 인상, 매표 수수료 인상 등도 우려하고 있다.

광주상공회의소 홍호표 부장은 “지역의 교통 문제 해결에 기여해 온 터미널이 외지기업에 넘어갔을 때 우려되는 점들이 많다”며 “채권단이 공공성이 강한 터미널을 분리매각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광주시민단체협의회도 전날 성명을 내고 “대한통운 매각이 빠르게 진행되는 과정에서 터미널이 지역의 공익 시설임에도 관련 사항이 충분하게 검토되지 못한 상태에서 추진되고 있다”며 “주채권자인 산업은행이 터미널을 분리 매각하는 것이 유통 구조의 독점화를 막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산업은행 등 매각주간사는 내달 16일까지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고 6월30일 최종 계약을 완료한다는 방침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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