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기도회서 눈물의 사죄..”저는 할 일이 다 끝났습니다”
조용기 여의도순복음교회 원로목사가 교회 내 모든 직책에서 사실상 물러날 뜻을 밝혔다.조 목사는 22일 고난주간 특별새벽기도회에서 “저의 할 일은 다 끝났다. 이 목사님(담임목사인 이영훈 목사)에게 모든 것을 다 맡겼다”며 “남은 여생 주를 위해 열심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조 목사는 또 “요 근래 우리 교회가 저로 말미암아 많은 시련과 환난이 있은 것을 하나님 앞에 고백하고 자백한다. 또 제가 여러분에게 잘못했다”면서 예배 도중 바닥에 엎드려 사죄의 큰 절을 했다.
그는 이어 눈물을 쏟으며 “여러분이 그리스도의 긍휼로서 저를 사랑해 주시고 우리 가족을 사랑해 달라”고 당부했다.
조 목사는 “당회장은 이영훈 목사님”이라면서 “저는 이영훈 목사님이 내 사랑하는 제자요 영적 아들이지만 사랑하고 존경하고 받든다. 어떠한 사람도 우리 교회에서는 이 목사님을 대적하는 사람이 있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여의도순복음교회는 “원로 목사님이 모든 것을 내려놓겠다고 말씀하신 것은 은퇴 후 2기 사역으로 ‘사랑과 행복 나눔 재단’에만 전념하시겠다는 뜻”이라면서 “그러나 당회와 성도들, 그리고 20개 제자교회 목사들은 원로 목사님이 역할을 조금 더 해주셨으면 하는 바램”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세계 최대 규모인 여의도순복음교회는 최근 조 목사의 가족들이 교회 내 주요 직책을 맡으면서 내홍해 왔으며 지난 17일 당회를 열어 조 목사와 그 가족들의 교회 내 역할을 제한하기로 결정했다.
당회는 조 목사에게 순복음선교회 이사장, 사랑과 행복 나눔 재단 이사장, 국민일보 회장직만 맡도록 했으나, 개신교 시민단체인 교회개혁실천연대는 조 목사에게 다음 달 18일까지 순복음선교회 이사장직에서 물러나겠다고 했던 자신의 약속을 지키라며 압박하고 있다.
재단법인 순복음선교회는 여의도순복음교회 본성전과 20개 제자교회가 출연한 기금을 관리하는 교회 내 핵심 기구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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