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식 중 전기 나가..한전은 ‘쥐꼬리 배상’

결혼식 중 전기 나가..한전은 ‘쥐꼬리 배상’

입력 2011-04-23 00:00
수정 2011-04-23 2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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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창원시의 한 예식장에서 결혼식 도중 전기가 나가 행사가 엉망이 됐으나 한전은 규정대로 한다며 쥐꼬리만큼의 정전 배상금을 제시했다.

23일 한국전력과 예식업체에 따르면 지난 17일 오전 11시23분께 창원시 마산 회원구의 한 빌딩 예식장에서 혼인서약을 마친 유모씨 부부가 동료들과 단체사진을 찍는 도중 갑자기 정전이 됐다.

정전은 50여분간 계속됐고 이 때문에 부부는 창문이 없어 어두운 폐백실 대신 대기실 창가쪽에 임시로 병풍을 설치하고 폐백을 서둘러 마치는 등 결혼식이 엉망이 됐다.

지하 1층 피로연장에 있던 하객들은 웨딩업체가 마련해 준 촛불과 자신들의 휴대전화 불빛에 의지해 식사를 해야 했고 다음 예식을 기다리던 신랑ㆍ신부들도 지하 1층 웨딩샵에서 화장을 하거나 옷을 갈아입는 등 큰 불편을 겪었다.

그러나 한전은 “예식장 인근에 묻혀 있는 지하전력선이 노후화돼 전력선 인근 1천300여 가구에 정전이 발생했다”며 “규정에 따라 7만5천원을 다음달 전기요금에서 할인해주겠다”고 예식장과 빌딩측에 통보했다.

한전은 “정전시간이 5분 이내면 배상 의무가 없고 5분을 넘어서면 정전된 시간 전기요금의 3배를 배상하도록 하는 자체규정이 있다”고 설명했다.

한전은 그러나 정작 피해를 본 유씨 부부는 아무런 배상도 받지 못한다고 밝혔다.

유씨 부부는 “결혼이 엉망이 됐는데도 배상도 받지 못한다니 너무 불합리하다”고 말했다.

한전 관계자는 “우리도 도와주고 싶지만 배상한도 규정이 그렇게 되어 있어 어쩔 도리가 없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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