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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료값 없어서”… 소 10여마리 굶어죽어

“사료값 없어서”… 소 10여마리 굶어죽어

입력 2012-01-03 00:00
업데이트 2012-01-03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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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료를 제대로 먹지 못한 소 10여 마리가 굶어 죽었다.

3일 전북도에 따르면 순창군 인계면 노동리에서 소 농장을 운영하는 A(56)씨는 이날 오전 소 54마리 중 굶어 죽은 육우 9마리를 농장 인근에 묻었다.

이들 소는 작년 12월 하순부터 매일 1∼2마리씩 죽은 것으로, A씨는 이 같은 현실을 행정기관에 알리기 위해 농장에 수일간 방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농장에서는 12월 초순에도 3∼4마리가 사료를 먹지 못해 죽었다.

전북도는 소 값 폭락과 사료 값 상승을 감당하지 못한 A씨가 지난해 하반기부터 사료량을 점차 줄이다가 최근에는 물밖에 주지 못해 이들 소가 영양실조 등으로 아사한 것으로 보고 있다.

30여년간 소를 키운 A씨는 한때 150마리가 넘는 소를 사육했으나 최근 1억5천만원의 빚을 질 정도로 경영이 급격히 악화했다.

순창군에서 가장 많은 육우를 키우는 A씨는 지난해 논을 팔고 노후를 위해 준비한 각종 보험 등을 모두 해약해 빚 가운데 1억원 가량을 갚았다.

그러나 밀린 사료 대금 5천만원은 고스란히 남아있다.

특히 작년 10월부터는 사료가 턱없이 부족해 죽지 않을 만큼의 소량만 줬다.

육우를 제대로 키우려면 하루에 4㎏을 먹여야 하지만 사료 값이 작년보다 17%가량 오르면서 이들 육우는 수개월간 1㎏ 정도의 사료만 먹은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사료 값을 못 대는 현실에 할 말이 없다. 축산 현실이 갈수록 어렵다. 수십 년간 소와 함께 살아왔는데 마음이 찢어지는 것 같다. 그렇다고 지금 형편이 어렵다고 내다 팔 수는 없는 일이며 자식 같은 소와 운명을 함께할 작정”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전북도는 도내 1만여 마리의 육우 농장을 대상으로 사육 실태 파악에 나서는 한편 지원책을 마련 중이다.

전북도 성신상 농수산식품국장은 “매우 안타깝다. 현재 A씨의 농장에는 사료가 한 포대도 없어서 남아 있는 소 40여마리를 구매하겠다는 뜻을 전달했으나 농장주가 이를 완강히 거절했다”면서 “농장주를 계속 설득해 소를 팔게 하거나 사료를 지원해줄 계획”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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