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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축산농가 울리는 ‘소값 파동’] “정부, 육우 송아지 수매·입식지원금 줘야”

[커버스토리-축산농가 울리는 ‘소값 파동’] “정부, 육우 송아지 수매·입식지원금 줘야”

입력 2012-01-07 00:00
업데이트 2012-01-07 0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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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호 낙농육우협회장 인터뷰

“육우 농가는 버티지 못하고, 낙농가는 빚에 허덕이고 있습니다. 정부는 지금 가장 중요한 서민의 먹을거리를 포기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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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호 낙농육우협회장
이승호 낙농육우협회장
산지 송아지값 폭락에 따라 정부 대책이 나오고 있지만, 이승호 낙농육우협회장은 소외감과 답답함을 더욱 느낀다고 토로했다. 2000년대 중반부터 발품을 팔아 국산 육우의 우수성을 홍보하며 값이 싼 수입 소고기의 공세를 버텨 왔건만 송아지값 폭락으로 육우 생산 기반 자체를 잃을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육우 사육을 포기하고 빚을 더 내 한우 사육으로 돌아서는 농가가 생기고 있다. 게다가 설을 앞두고 한우 선물세트 5만개를 공급하는 등 정부가 한우 위주 판촉을 벌이는 통에 육우는 한우와도 가격 경쟁을 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이 회장은 6일 “육우는 낙농을 위해 기르는 젖소가 낳은 수컷을 거세해 키우는 고기소”라면서 “농가 수가 적다는 이유로 번번이 정부의 정책 고려 대상에서 배제됐다.”고 말했다. 그는 “소를 키워 시장에 내놓았을 때 사료값도 챙기기 어려운 상황이 되자 육우 생산량은 점차 줄어드는 추세”라면서 “공급과잉 때문에 송아지값이 떨어진 한우와 달리 공급이 줄어드는데도 값이 떨어지고 있는 육우 관련 대책은 분리해서 세워야 한다.”고 했다. 과거 한우가 200만 마리면 육우는 20만 마리 규모의 사육 마릿수를 유지했다면, 최근 한우는 300만 마리로 늘고 육우는 13만 마리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한다.

그래도 육우 산업을 포기하면 안 되는 이유는 가격이 한우의 60%대인 육우가 서민의 국내산 소고기 공급원으로 적합하기 때문이라고 이 회장은 말했다. 그는 “송아지 가격이 급락하면 정부가 보전해 주는 생산 안정제가 한우에만 적용되는 등 가격 안정책이 전무했기 때문에 육우 송아지 가격은 변동폭이 컸다.”면서 “2008년에도 송아지 한 마리가 2만~5만원대에 거래되며 위기를 겪었지만, 육우 소비촉진 캠페인을 벌이며 극복해 왔다.”고 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진짜 위기가 찾아왔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그는 “오는 9일 농식품부 등 관련 부처와 육우 관련 대책을 논의하기로 했다.”면서 “거래가 끊긴 육우 송아지 유통을 위해 정부 수매나 입식지원금 등을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3월까지 이어진 구제역 파동 이후 수태한 송아지가 올 1~4월에 집중적으로 쏟아지기 때문에 대책 마련이 시급하단다. 이 회장은 “송아지가 1만원이라니까 애완용으로 키울 수 없느냐는 문의 전화가 오는 실정”이라면서 “정부의 무관심 속에 대형 마트에서도 육우가 유통되지 않을 정도로 산업 자체가 방치됐으니 이런 반응이 나오는 게 아니겠느냐.”고 되물었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2012-01-07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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