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극 해양연구 새장 열렸다

남극 해양연구 새장 열렸다

입력 2012-01-18 00:00
수정 2012-01-18 0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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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기지 건설 24년만에… ‘장보고 과학기지’ 첫삽

시시때때로 불던 초속 40m가 넘는 칼바람이 잠시 멈췄다. 사람이 접근할 수 있는 단 65일의 여름(한국의 겨울)을 틈타 한 달간 진행된 막바지 조사도 순조롭게 마무리됐다. 그리고 태극기가 휘날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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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현지시간) 남극 테라노바베이 장보고과학기지 건설지에서 열린 ‘부지확정 기념식’에서 관계자들이 첫삽을 뜨고 있다. 왼쪽부터 정순원 현대건설 건축사업본부장, 이홍금 극지연구소장, 주성호 국토해양부 차관, 연영진 국토부 해양정책국장, 강정극 한국해양연구원장, 김예동 대륙기지건설단장.   테라노바베이 연합뉴스
17일(현지시간) 남극 테라노바베이 장보고과학기지 건설지에서 열린 ‘부지확정 기념식’에서 관계자들이 첫삽을 뜨고 있다. 왼쪽부터 정순원 현대건설 건축사업본부장, 이홍금 극지연구소장, 주성호 국토해양부 차관, 연영진 국토부 해양정책국장, 강정극 한국해양연구원장, 김예동 대륙기지건설단장.

테라노바베이 연합뉴스
우리나라의 남극 제2기지인 장보고 과학기지 건설사업이 17일 첫삽을 떴다. 장보고기지는 남위 74도에 위치해 세종 과학기지(남위 62도)보다 남극점에 1400㎞가량 가깝다. 두 기지는 직선거리만도 서울~부산의 10배에 가까운 4500㎞에 이른다. 장보고기지는 고위도에서만 가능한 오로라 관찰, 고층대기학, 빙하학, 광물학 등의 연구가 가능해 전략적 중요성이 한층 높아진 남극에서 전초기지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국토해양부는 이날 주성호 국토부 2차관을 대표로 하는 정부 대표단이 남극 테라노바베이의 장보고 과학기지 건설현장에서 열린 부지확정 기념식에 참석했다고 밝혔다. 1988년 남극에 세종기지를 지은 지 24년 만이다. 내년 12월 해빙기 때는 실제 건설단이 기자재를 갖고 투입돼 착공에 들어간다. 남극의 여름이라는 65일 안에 1차 공사를 마치고 나와야 한다. 2014년 2월의 2차 공사 마무리 때까지 남극조약 협의 당사국회의(ATCM)에 가입한 28개국이 기지 건설에 시비를 걸면 작업이 어려워진다. 치밀한 외교전이 필요한 이유다.

기념식에는 주 차관을 비롯해 김예동 대륙기지건설단장, 이홍금 극지연구소장, 김현율 아라온호 선장, 정순원 현대건설 건축사업본부장 등이 참석했다.

주 차관은 기념사에서 “1988년 세종기지 건설로 남극연구의 물꼬를 텄으나 지리적 한계로 연구분야와 대상에 제약이 많았다.”면서 “2014년 3월 장보고 기지가 완공되면 남극 해저지질과 해양생물자원 등 남극해를 중심으로 본격적인 연구가 활발해 질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나라는 기지 완공 뒤 세계에서 9번째로 남극에 2개 이상의 상주기지를 가진 나라가 된다.

극지연구소 관계자는 “세종기지는 남극 최북단 킹조지섬에 위치한 반면 장보고기지는 남극 본 대륙에 자리한다.”면서 “남극 진출 초기에는 혹한과 눈보라 속으로 뛰어들 기술력이 부족해 그나마 환경조건이 좋은 킹조지 섬에 일단 들어갔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토부는 2006년부터 남극 제2기지 건설을 위해 후보지 선정 작업에 착수해 2010년 3월 테라노바베이를 최종 후보지로 선정했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2012-01-18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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