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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값 파동에 ‘우울한 설’ 맞은 안동 축산농가

소값 파동에 ‘우울한 설’ 맞은 안동 축산농가

입력 2012-01-22 00:00
업데이트 2012-01-22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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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있음>>

“올해는 설 명절을 쇨 기분이 아닙니다.”

안동시 북후면에서 소를 키우는 이모(58.여)씨는 이번 설이 그리 반갑지 않다.

예년 같으면 외지에 나가 있는 자식들을 맞이할 준비에 마음이 설겠지만 소값 파동을 겪고 있는 올해는 가슴만 답답하다.

이씨는 “작년 설 밑에는 구제역 때문에 30마리 넘게 소를 땅에 묻었다”면서 “그때 정신적 충격을 이기려고 다시 송아지를 사들여 키웠는데 이번엔 소값이 폭락해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한탄했다.

소를 살처분하고 받은 보상금으로 작년 여름 송아지 30여 마리를 사서 키웠지만 지금은 송아지값도, 큰 소값도 모두 떨어져 이만저만 걱정이 아니다.

당장 소를 내다팔 것은 아니지만 소값이 회복되지 않으면 큰 빚을 지게될 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안동시내에서 한우 전문식당을 하는 이모(60)씨는 “축산농민들은 소값이 많이 떨어져 울상이고, 소비자들은 쇠고기값이 많이 올라 울상이고 올해 설엔 누구도 마음이 가볍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자신도 200여 마리의 소를 키우고 있다는 이씨는 작년에 비해 소값이 거의 반토막나 이미 막대한 손해를 보고 있다.

더구나 설을 앞두고 어느 정도 소를 내다팔아야 할 형편이어서 고민이 되고 있다. 팔자니 값이 형편없고 안 팔자니 비싸진 사료값을 감당하기가 버겁다.

이씨는 “나름대로 정부도 대책을 내놓고 소비자들도 한우에 관심을 보여주고 있지만 축산농가의 어려움을 해결하기에는 역부족인 것 같다”면서 “이번 명절을 즐겁게 맞는 축산농민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동시 와룡면에서 소 30마리를 키우는 이모(43)씨는 올해 집안 어른들 찾아뵙기도 부담스럽다.

젊은 나이에 축산업에 뛰어들어 이제는 좀 안정되나 싶었는데 작년 구제역에 이어 올해 소값 폭락으로 가장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

설이라고 하지만 밝은 얼굴로 집안 어른들 뵙기도 어려울 것 같아 하릴없이 담배만 태우고 있다.

재작년 말부터 작년 초까지 창궐한 구제역으로 안동 지역에서는 한우를 70%가량 매몰처분해 사실상 축산업 기반이 붕괴됐다.

그후 한우 사육두수가 대폭 줄어 아직도 곳곳에 텅 빈 축사가 남아 있다.

안 그래도 인적이 드문 농촌 마을이 더 을씨년스러워져 설 명절 분위기를 내기는 어려운 형편이다.

안동시의 한 공무원은 “옛날에는 설이 되면 소도 떡국을 얻어먹는다고 했는데 언젠가부터 그런 모습이 사라졌다”면서 “올해는 소나 사람이나 힘겨운 설 명절을 보낼 것 같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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