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랍 면한 한국 관광객, “위험 지역인 것 몰랐다”
▲ 11일 오후(현지시간) 납치된 후 석방된 이민성 목사(왼쪽)와 장로 이정달씨가 시나이반도 캐서린프라자호텔에 도착해 석방 소감 등을 말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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납치된 일행 가운데 한 명인 전모(54)씨는 11일 시나이반도 중남부 캐서린의 숙소에서 가진 연합뉴스와 인터뷰를 통해 “주이집트 한국대사관이나 여행사를 통해 납치 위험 얘기를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전씨는 또 “이집트의 현 상황에 대해 염려는 하고 있었지만 최근 시나이반도에서 중국인과 미국인이 피랍됐다는 소식은 이곳에 도착하고 나서야 들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그런 정보를 뒤늦게 들은 점이 아쉬웠다”며 “지금은 한국인 인질 3명이 빨리 풀려나는 게 급선무”라고 덧붙였다.
전씨는 한국인 피랍 당시 상황도 자세히 설명했다.
전씨에 따르면 성지 순례에 나선 일행 30명 가운데 한 명이 캐서린 사원에서 약 30km 떨어진 지점에서 갑자기 용변이 급하다며 관광버스의 정차를 요구했다.
이 버스가 6~7분 정도 도로에서 멈춘 사이 무장한 베두인 부족민 10여명이 나타나 차를 막아 세웠다. 이 가운데 3명은 여성이었다.
이들은 소총을 들고 위협하며 운전사를 내리게 한 뒤 버스 앞좌석에 앉은 관광객부터 끌어내렸다.
일부 탑승객은 내리지 않으려다 멱살을 잡히거나 얼굴을 맞았다. 전씨는 하차하지 않고 버티면서 끝내 끌려가지 않았다.
무장 부족민은 한국인 관광객 2명과 한국인 현지 가이드 1명, 이집트 여행사 직원 1명 등 4명을 픽업트럭에 태우고 사라졌다.
나머지 탑승객은 캐서린의 한 숙소로 돌아와 지금까지 납치된 일행을 기다리고 있다.
전씨는 “납치 사건이 발생하고 나서 운전사를 통해 현지 경찰과 대사관에 바로 신고를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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