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년째 연락두절 바다거북 ‘아라’ 행방은

반년째 연락두절 바다거북 ‘아라’ 행방은

입력 2012-02-13 00:00
업데이트 2012-02-13 08:53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작년 7월 위치추적 신호 끊겨…사고 가능성

지난해 봄 등딱지에 위치추적장치를 달고 고향으로 돌아간 바다거북 ‘아라’가 반년 넘도록 연락이 두절됐다.

연구진은 ‘아라’가 조난을 당했거나 어업용 그물에 걸렸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지만 바다 한가운데서 소식이 끊긴 탓에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온ㆍ열대 지방 바다에 서식하는 바다거북은 인간의 남획, 서식지 파괴 및 오염으로 개체 수가 점점 줄어드는 상태다.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은 바다거북을 멸종위기종으로 분류하고 있다.

지난해 5월20일 부산 해운대 앞바다에서 방류된 바다거북 ‘아라’는 당시 등딱지 길이 42㎝로 태어난 지 5년 안팎의 어린 개체였다. 성체는 등딱지 길이가 1m를 넘고 몸무게는 180∼300㎏에 달한다.

방류될 때 ‘아라’는 이미 6개월가량 치료를 받은 뒤였다. 2010년 가을 제주도 연안에서 정치망에 걸리는 바람에 탈진해 있다가 한 어민이 발견해 가까스로 구조됐다.

건강을 회복한 ‘아라’는 바다로 돌아갈 당시 등딱지에 소형 인공위성 위치추적장치(SPOT-5)를 달았다. ‘아라’를 방류한 국립수산과학원 고래연구소는 위치추적 결과를 바다거북의 분포ㆍ회유경로 연구에 활용할 계획이었다.

당시 ‘아라’는 또다른 바다거북 ‘마루’와 함께 방류돼 이들이 다시 뭍으로 돌아오거나 바다 한가운데서 서로 만나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모았다.

둘은 방류 이후 나란히 북쪽으로 헤엄쳐 나갔다. 열흘 만에 ‘아라’는 영덕 앞바다, ‘마루’는 울진 앞바다까지 북상했다.

그러다가 냉수대(冷水帶)를 만나 수온이 15도 아래로 떨어지자 ‘아라’는 동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아라’는 이후 두 달에 걸쳐 계속 동쪽으로 헤엄쳐 나가다가 연락이 끊기고 말았다. 지난해 7월26일 일본 니가타(新潟)현 앞바다에서 보내온 위치신호가 마지막이었다.

위치추적장치가 고장난 게 아니라면 ‘아라’가 선박에 부딪히거나 어망에 걸려 숨지는 등의 사고를 당한 것으로 고래연구소는 보고 있다.

위치추적장치는 바다거북이 숨을 쉬러 수면 위로 올라왔을 때만 신호를 보내온다. 폐로 호흡하는 바다거북은 수면 아래에서 3∼4시간까지 견딜 수 있지만 그물에 걸리는 등의 스트레스를 받으면 더 짧은 시간 안에 익사하게 된다.

하지만 ‘아라’가 어딘가에 정착해 해조류를 뜯어먹으며 잘 살고 있을 가능성도 있다. 2009년 부산에서 방류한 바다거북 ‘은북이’는 알 수 없는 이유로 5개월 동안 연락이 끊겼다가 이듬해 고흥반도로 돌아와 다시 위치신호를 보내왔다.

고래연구소 관계자는 13일 “바다 한가운데서 연락이 두절된데다 숨을 쉴 때만 고개를 내미는 정도여서 ‘아라’를 찾기는 몹시 어렵다”면서도 “’은북이’의 전례가 있고 어릴수록 추위에도 잘 견디는 만큼 기대를 버리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많이 본 뉴스
공무원 인기 시들해진 까닭은? 
한때 ‘신의 직장’이라는 말까지 나왔던 공무원의 인기가 식어가고 있습니다. 올해 9급 공채 경쟁률은 21.8대1로 32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공무원 인기가 하락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낮은 임금
경직된 조직 문화
민원인 횡포
높은 업무 강도
미흡한 성과 보상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