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 지적 전문가들 내한
“아이티 대지진 때 보내 준 성원에 감사합니다. 잊지 않겠습니다. 엉망이 돼버린 아이티 국토 복구를 위해 한국의 지적 기술을 배우러 왔습니다.”23일 경기 용인시 대한지적공사 지적연수원에서 아이티 지적청 레슬리(왼쪽) 부청장, 조엘(왼쪽 두 번째) 과장, 니콜라스(오른쪽) 측량사협회장이 한국의 지적 시스템 강의를 듣고 있다.
레슬리 부청장은 “대지진으로 엉망이 돼 버린 아이티에 식량만큼 원조가 필요한 것이 지적 사업”이라고 강조했다. 지진으로 공공기관들이 디지털 자료 없이 서류 형태로만 보관하던 토지대장을 대부분 유실해 다른 나라에서 원조를 받고 싶어도 토지소유 분쟁 때문에 건물 하나 쉽게 지을 수 없는 형편이라고 전했다. 지난해 스페인이 폐기물 처리장을 지어 주겠다고 했으나, 토지소유권 분쟁이 끊이지 않아 원조를 철회했다.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은 아이티 정부는 지난해 말부터 프랑스·독일 등 선진국을 방문해 지적 시스템을 배우고 있다.
지난 19일부터 연수를 받고 있는 이들은 벌써 우리나라 지적 시스템에 흠뻑 매료됐다. 조엘 과장은 “한국의 지적 시스템을 보면 두렵기까지 하다.”면서 “선진국의 지적 시스템을 스펀지처럼 흡수해 장점만 두루 취한 최고의 형태”라고 말했다. 특히 서울 종로구를 방문, 지적 업무의 실제 모습을 볼 수 있었던 것을 가장 인상 깊은 프로그램으로 꼽았다. 니콜라스 협회장은 “모든 데이터가 전산화돼 신속하게 업무가 진행되는 걸 보고, 다른 나라를 가 볼 필요도 없이 한국의 지적 시스템을 벤치마킹하겠다고 결심했다.”면서 “50여년 전 우리와 국민소득이 별반 차이가 없던 한국이 놀라운 발전을 이룬 것이 부럽다.”고 말했다. 레슬리 부청장도 “한국토지정보시스템(KLIS)과 같은 시스템을 아이티에 구축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1주일간 연수를 마치고 25일 떠난다.
용인 글 사진 김양진기자 ky0295@seoul.co.kr
2012-02-24 27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