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진 일가족 5명 화재사망…아들 범행 결론

당진 일가족 5명 화재사망…아들 범행 결론

입력 2012-02-29 00:00
수정 2012-02-29 17:51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지난달 26일 충남 당진시 합덕읍 농가주택에서 발생한 일가족 5명 화재사망 사건은 아들 김모(40)씨가 가족 4명을 차례로 살해한 뒤 불을 질러 자신도 목숨을 끊은 사건으로 결론이 났다.

김씨는 2008년 사업실패로 2억7천700만원의 빚을 지고 있었는데다 일거리가 없어 생활고와 가정불화를 겪은 끝에 이같이 참혹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이 사건을 수사해온 당진경찰서는 29일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화재감식 및 사망자 부검 결과, 김씨의 아파트 CCTV 분석, 재산관계 등 다각적인 수사를 통해 김씨에 의한 살인, 사체유기, 존속살인, 방화 및 자살로 이어진 사건으로 결론을 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달 25일 오후 4시20분에서 5시50분 사이 천안시 서북구 쌍용동 자신의 아파트에서 부인 안모(41)씨를 목졸라 살해한 뒤 아들 김모(9)군도 전깃줄로 목을 졸라 살해했다.

부인과 아들의 시신을 옷과 목도리로 감싼 채 자신의 승용차로 옮긴 김씨는 오후 9시께 부모가 사는 당진시 합덕읍의 농가에 도착했다.

김씨가 시신을 차량으로 옮기는 모습이 아파트 CCTV에 남아 있었고, 예산군 신례원과 신암면을 지나 당진 부모집 인근 마을회관을 통과하는 장면도 CCTV로 확인됐다.

이어 김씨는 오후 10시께 아버지 김모(74)씨와 어머니 최모(71)씨를 미리 준비한 칼로 목과 배를 찔러 살해했다.

그는 시신 4구를 안방에 나란히 눕혀 놓고 안방과 자신의 몸에 휘발유를 뿌린 뒤 불을 질러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경찰은 추정했다.

김씨의 차량에서는 부모를 살해하는 데 사용된 것으로 추정되는 청테이프로 만든 칼집이 발견됐다.

경찰은 범행 전후 현장 주변과 인근의 CCTV에서 특이차량이 발견되지 않았고, 변사자들의 사인이 각각 다르며, 저항능력이 있는 아들 김씨는 외상이 없는 반면, 나머지 가족의 목 등에 상처가 있는 점 등으로 미뤄 제삼자가 침입해 일가족을 살해했을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판단했다.

경찰의 한 관계자는 “가장에 의한 가족살인으로 시작해 존속살인과 방화, 자살로 이어진 것으로 추정된다”며 “3대에 이르는 한 가족의 비극적인 사건”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