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인 불법 사찰 수사, 열쇠는 진경락

민간인 불법 사찰 수사, 열쇠는 진경락

입력 2012-03-27 00:00
업데이트 2012-03-27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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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진수 전 주무관 “노트북 외에 USB나 외장하드도 남아있을 것”

검찰에 압수되지 않은 민간인 불법 사찰 자료들이 외부에 아직 보관돼 있을 것이라는 주장이 장진수 전 주무관으로부터 제기됐다. 그는 특히 직속 상관이던 진경락 전 공직윤리지원관실 기획총괄과장이 자료가 담긴 노트북 컴퓨터를 빼돌렸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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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전 주무관은 27일 CBS와의 통화에서 “2010년 검찰의 압수수색 뒤, 진 전 과장이 감찰 업무 정리를 담당하던 전모 주무관이 집으로 찾아가 그의 업무용 노트북을 가져갔다”며 “노트북 안에는 업무 관련 자료가 많이 담겨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진 전 과장이 (진상 규명의) 열쇠”라고 강조했다.

이는 진 전 과장이 불법 사찰 관련 중요 증거를 검찰 몰래 빼돌렸다는 의미로 읽힌다. 진 전 과장은 장 전 주무관에게 컴퓨터 하드디스크를 파괴하라고 지시한 혐의(증거인멸)로 2심까지 유죄 선고를 받았다.

진 전 과장은 그러나 2심 재판 당시 자신의 결백을 주장하며, 청와대 수석비서관들을 법정에 증인으로 세우려고 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따라 야당 측은 최근 진 전 과장과의 접촉을 시도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장 전 주무관은 2년전 1차 수사 때 검찰이 확보하지 못한 증거들이 아직 외부에 보관돼 있을 수 있다고 추측했다.

그는 “공직윤리지원관실 사람들이 거의 다 USB메모리를 사용했다. 사찰 관련 자료 등을 USB나 외장 하드디스크 등에 따로 보관한 사람들이 꽤 있을 수 있고, 아직 자료가 보관돼 있을 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실제로 1차 수사 때 공직윤리지원관실 내 한 컴퓨터에서, 특정 외장 하드디스크의 ‘BH(청와대)보고’ 폴더에 있던 ‘다음(동자꽃).hwp’란 파일이 열렸던 기록이 확인된 바 있다. ‘동자꽃’은 불법 사찰 피해자 김종익씨의 포털사이트 아이디였다. 다른 관련자의 USB에서도 ‘BH 하명’이라고 적시된 자료 파일이 발견됐었다.

사찰팀 각자 별도의 외부 저장장치에 중요 자료를 저장해 두고 썼을 가능성이 높고, 휴대가 용이하다는 점에 따라 외부 반출도 쉬웠을 것으로 보인다. 진 전 과장이 부하 직원의 노트북 뿐 아니라, 증거 자료가 담긴 별도의 외장 하드디스크 등을 보관하고 있을 것이란 추론도 가능하다.

하지만 검찰은 재수사 착수 이후 아직까지 진 전 과장의 집을 압수수색하지 못했다.

불법 사찰 사건을 재수사하고 있는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팀장 박윤해 부장검사)은 지난주 주요 수사 대상자들의 사무실과 자택을 압수수색했지만, 진 전 과장의 집은 “진 전 과장을 포함한 가족들이 집에 들어오지 않는 등 소재 파악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압수수색 대상에서 배제했다.

노컷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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