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째 딸 희귀병으로 사망·둘째 딸 같은 희귀병·셋째 딸 중환자실 입원…아버지 빚 독촉까지
약 15년간 경찰생활을 해온 H 모 씨(41). H 씨는 지난 2008년부터 2010년까지 주로 지구대 근무를 해오면서 관내 순찰과 사행성 오락실 등 풍속범죄에 대한 단속업무를 담당했다.
이 과정에서 불법사행성게임장 업주 박 모 씨에게 단속정보를 제공하는 대가로 모두 9,420만 원의 뇌물을 수수했다.
하지만 H 씨의 범죄 과정에는 기구한 사연이 있었다.
자신의 아내가 사업상 알게된 김 모 씨의 승용차를 빌려타던 도중 사고를 내고 허위로 보험신고를 했다가 김 씨와 함께 재판을 받게 된 것이다.
김 씨는 이를 계기로 생계를 책임지라며 경찰관인 H 씨를 탓하게 됐고 투자를 위한 오락실 업주까지 소개해 달라는 요구를 받게 됐다.
그런데 오락실이 단속에 적발되자 이번에는 투자금 회수를 집요하게 요구해왔으며 결국 H 씨는 단속 정보를 흘리며 뇌물을 수수하는 부패 경찰관이 되었다.
또 둘째 딸이 지난 2009년 ‘롱큐티증후군’이라는 희귀병으로 숨지고 첫째 딸 역시 같은 병을 앓는가 하면 셋째 딸은 태어나자마자 중환자실 신세를 지는 등 자녀들에 대한 부양 부담도 더해져 있었다.
부친마저 자신의 통장을 이용해 돈을 빌리면서 빚 독촉을 받아왔고 극도의 스트레스와 우울증으로 신경정신과 치료까지 받은 전력도 재판 과정에서 드러났다.
결국 울산지법 제 3형사부는 “경찰관의 직무집행의 공정성 및 불가매수성과 그에 대한 일반인의 신뢰를 크게 훼손한바 죄책이 무겁고 죄질이 좋지 않으므로 엄히 처벌함이 마땅하다”면서도 위와 같은 상황과 정황 등을 참작해 “권고 형량의 범위를 벗어나 형을 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법원은 H 씨에게 권고형량 기준인 6~8년보다 낮은 징역 4년의 실형을 내리고 벌금 9,420만 원에 추징금 9,420만 원을 선고했다.
노컷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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