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 초과 경보 울리자..근무자 소석회 살포 중화 시도
광주시 수돗물 오염 사고는 정수장 근무자들이 자체 해결하려다 피해를 더 키운 것으로 드러났다.이 과정에서 수도와 전기 등 주요 시설 사고 발생 시 대응체계를 규정한 매뉴얼도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
광주시 상수도사업본부 유용빈 기술부장은 14일 수돗물 오염 사고와 관련해 당시 정수장 근무자들이 수소이온농도(pH)가 기준치 이하로 떨어지면서 알람(경보)이 울리자 자체 해결을 하려다 상부 보고 등이 늦어졌다.”라고 말했다.
주말인 12일 사고 당시 근무자는 상황실에 2명, 정수 실험실에 2명 등 4명이 근무했다.
수돗물 pH가 기준치 5.8∼8.5 이하인 5.5로 떨어지면서 알람이 울린 시각은 이날 낮 12시34분으로 확인됐다.
알람이 울리자 시험실 양모(7급)씨 등 2명은 떨어진 pH를 중화하기 위해 알칼리제인 소석회를 긴급 투입하는 등 자체 문제 해결에 나섰던 것으로 드러났다.
사업소측은 4시간에 걸쳐 소석회 800여kg을 투입했다.
유 부장은 “확인 결과 근무자가 산성도가 높아진 물을 중화하려는 의도에서 소석회를 넣었다”며 “그러나 중화시키기에는 역부족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응집제가 이미 수시간 투입된 상태로 pH는 5.2까지 떨어지는 등 악화하자 사고 인지 5시간이 지난 오후 6시께 이호준 본부장에게 보고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본부장은 강운태 시장에게 이 보다 2시간가량 늦은 8시15분께 보고했다.
이 과정에서 이날 오후 3시44분부터 시민의 항의가 빗발치는 등 사태가 심각해지자 오후 6시 30분부터 소화전 등에서 물을 빼내는 드레인 작업을 했다.
이에따라 근무자들이 알람 이후 조기에 드레인 작업을 하는 등 대처를 했다면 오염된 수돗물이 가정에 공급되는 양을 줄였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정수장 수질오염에 따른 매뉴얼에는 pH가 5.5. 미만이거나 9.0 이상 상태가 1시간 이상 지속할 때 즉각 상부에 보고하고 시민에게는 24시간 이내에 알리게 돼 있다.
지난 12일 오후 1시께 광주 동구 용연정수사업소에서 작업자의 실수로 수동 약품투입 밸브가 열리면서 강산성 응집제가 과다투입돼 80만여명의 수용가에 먹는 물 기준치를 초과한 수돗물이 공급되는 초유의 사고가 발생했다.
또 물빼기 과정에서 오염된 물 수만t 가량이 광주천으로 흘러들어 물고기가 떼죽음 당하는 2차 피해도 났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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