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 아이스하키 감독 ‘폭행 사주’ 전말

고려대 아이스하키 감독 ‘폭행 사주’ 전말

입력 2012-05-23 00:00
수정 2012-05-23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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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이 학부모에게 ‘가짜 편지’ 강요…학교당국, 청부폭행 논란 전면 재조사

고려대 전 아이스하키 감독이 중요한 경기를 이기기위해 학생을 시켜 상대편 선수를 폭행하도록 지시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이런 가운데 문제가 된 감독이 해당 사실을 폭로한 학생의 어머니에게 폭로 내용이 사실이 아니라는 사과 편지를 쓰도록 강요하기도 하는 등 감독의 지휘를 악용해왔던 것으로 CBS취재결과 드러났다.

초등학교 때부터 아이스하키 하나만 바라보며 살아온 A씨(21)는 2009년 고교 3학년 시절 특기생으로 고려대 진학이 확정됐다.

입학을 하기 전인 9월 연고전이라는 큰 경기를 앞두고 당시 고대 아이스하키 총감독인 B씨로부터 황당한 전화를 한 통 받게 된다.

경기 전날 연세대의 유망주 선수를 때려 출전을 하지 못하도록 만들라는 것.

A씨의 어머니가 CBS취재진에게 전달한 녹취파일에 따르면 감독 B씨는 “내가 시합전에 (때리라고 ) 했어. 우리가 이기기 위해서 시합 들어가기 전에 작전상 할 수 있는 거잖아”라며 “내가 살인하라고 시켰어? 몸 풀 때 불러다 놓고 게임 못 뛰게 만들라고 한 거잖아” 라며 A씨를 꾸짖었다.

상대편 선수를 때리는 것도 우승 전략이라는 것이 B씨의 설명이었다.

해당 녹취파일은 지난 3월 선수생활을 다시 잘 해보겠다고 마음을 다잡은 A씨가 진로상담을 위해 B씨를 찾아간 자리에서 녹음됐다.

또한 감독 B씨는 지난해 5월 A씨의 어머니가 ‘청부폭행 지시’ 등 감독과 코치진의 횡포와 관련해 대학 체육위원회에 낸 진정을 문제 삼으며 ‘가짜 편지’를 쓰라고 압력을 넣기도 했다.

B씨는 “어머니가 나한테 사죄를 해야 돼”라며 “너가 이렇게 찾아와서 다 풀렸어. (진정 내용이 사실이 아니라는)편지만 하나 쓰시라고 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A도 (편지) 하나 써. 그리고 어머니한테 말씀드려 진실을 쓰시라고 해. 그럼 편해지실거야”라며 회유를 했다.

결국 A씨는 감독의 청부폭행 지시에 이어 어머니에게까지 가짜 편지를 쓰라고 강요하자 10년간 이어왔던 아이스하키 선수 생활을 접었다.

한편 고려대 체육위원회는 아이스하키부 감독의 청부폭행 지시와 관련해 뒤늦은 전면 재조사에 나선 상황이다.





노컷뉴스(www.nocu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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