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아더장군 동상 철거 논란 재연될까 ‘전전긍긍’

맥아더장군 동상 철거 논란 재연될까 ‘전전긍긍’

입력 2012-08-06 00:00
업데이트 2012-08-06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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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중구, 전면 보수공사 시작… 시기ㆍ계획 변경하며 논란 대비

지난 2004년 보수-진보단체 간 극한 대립을 몰고왔던 맥아더 장군 동상 관할 자치구가 보수공사를 시작하면서 논란이 재연되지 않을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6일 인천시 중구에 따르면 구(區)는 오는 9월 인천상륙작전 기념일을 앞두고 예산 6천만원을 들여 이날부터 노후화가 심한 맥아더 장군 동상을 전면 보수할 예정이다.

중구가 동상 보수에 나선 것은 1957년 동상 건립 이후 제대로 된 보수작업이 이뤄지지 않아 동상의 표면 곳곳이 갈라지고 색이 바랬기 때문이다.

그러나 구는 공사 진행 과정에서 지난 2004년 보수-진보단체가 보였던 갈등 상황이 재연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구는 올해 초 보수공사를 시작하려 했으나 정치적 논란을 피하기 위해 공사 시기를 4월 총선 이후로 늦췄다. 안전진단을 받은 것은 지난 2010년이었지만 보수공사를 최근들어 시작한 것이다.

구의 한 관계자는 “재작년 말에 안전진단을 실시했고 인천시의 예산을 받아 올해 초에는 보수공사를 할 수 있었지만 4월 총선을 앞두고 괜한 정치적 논란이 일까봐 총선 이후로 늦춘 것이다”고 말했다.

구는 애초 동상을 완전히 철거한 뒤 공장으로 옮겨 보수 공사를 진행하려던 계획도 철거 논란이 재연될 것을 우려해 현장에서 보수하는 방식으로 바꿨다.

이 관계자는 “동상을 완전히 철거한 뒤 보수 공사를 하게 되면 재설치하는 과정에서 동상 철거 논란이 다시 불거질 수 있다고 판단했다”며 “안전상의 문제가 아니라 노후화로 발생한 보수공사라 현장에서 작업을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또 관할 중부경찰서에 보수 작업 기간 내내 순찰도 요청해두고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맥아더 장군 동상 철거 논란은 지난 2002년 미군장갑차 여중생 압사사건과 9.11 테러 등으로 증폭된 반미감정의 여파로 진보 시민단체들이 맥아더 동상 주변에서 잇따라 집회를 열고 동상 철거ㆍ이전을 주장하면서 시작됐다.

논란은 지난 2005년 절정에 달해 동상 주변에서 각각 집회를 벌이던 보수-진보단체 간 폭력사태로 번졌다. 학계, 정치계에서도 맥아더 장군에 대한 엇갈리는 평가를 내놓으면서 논란을 더욱 뜨겁게 달궜다.

논란은 그 해에 그치지 않았고, 보수-진보단체가 매년 9월15일 인천상륙작전 기념일을 앞두고 각기 집회를 열며 계속 대립해 왔다.

한편 2004년 동상 철거 논란 당시 집회에 참여했던 시민단체는 예산문제를 거론하며 동상 보수작업에 대해 비판했다.

평화와 참여로 가는 인천연대의 한 관계자는 “동상이 무너질 정도의 안전상의 문제라면 급히 보수를 해야겠지만 재정난으로 가뜩이나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인천시가 단순한 변색이나 부식 현상을 보수하는데 5천만원이나 쓴다는 것은 쉽게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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