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문-현영희 곳곳서 ‘말맞추기’ 정황

조기문-현영희 곳곳서 ‘말맞추기’ 정황

입력 2012-08-09 00:00
업데이트 2012-08-09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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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공천헌금 의혹의 당사자인 조기문(48) 전 새누리당 부산시당 홍보위원장과 현영희(61) 의원이 수 차례 말을 바꿔가며 말 맞추기를 시도한 정황이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다.

새누리당 비례대표 국회의원인 현영희 의원이 조씨를 통해 현기환 전 새누리당 공천심사위원에게 3억원을 건넸다는 의혹이 불거진 직후 현 의원과 조씨는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현 의원은 2일 보도자료를 내고 “혐의 내용 자체가 사실무근임을 양심과 정치적 생명을 걸고 분명히 말한다”며 “만일 공천헌금 혐의가 사실이라면 자진탈당을 포함한 모든 책임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이후 배포한 보도자료 수정본에서는 ‘자진탈당’과 관련한 언급은 삭제됐다.

비례대표 국회의원의 경우 본인의 의사와 관계없이 출당 또는 제명되더라도 의원직을 유지할 수 있으나 본인이 스스로 당을 나간 경우에는 국회의원직을 내놔야 한다.

조 전 홍보위원장 역시 이날 “현영희 의원과 현 전 의원은 서로 잘 아는 관계이기 때문에 내가 중간에 낄 이유가 없다”며 3월15일 저녁 서울역에서 조씨를 만나 3억원이 든 쇼핑백을 전달했다는 제보자 정모씨의 주장을 일축했다.

그러나 조씨는 다음날 “그날 서울에 간 건 맞지만 강남에 다른 볼일이 있어 갔다”며 한발 물러섰다.

그는 또 “정씨를 알고는 있지만 대화할 정도의 사이는 아니다. 정씨와 모 정당과의 관계가 의심된다”며 일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제2의 김대업 사건’을 언급하기도 했다.

4일 검찰 조사를 받은 조씨는 외부에서와는 전혀 다른 내용을 진술했다.

그는 이날 “3월15일 서울역에서 정씨를 만나 돈을 받은 것은 사실이지만 3억원이 아닌 500만원에 불과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확인됐다.

조씨의 검찰 조사 이후 완강하게 혐의를 부인하던 현 의원도 말을 바꾸기 시작했다.

6일 검찰에 소환된 현 의원은 정씨에게 3억원이 아닌 500만원이 든 쇼핑백을 주고 조씨에게 전달할 것을 지시했다고 진술했다.

조씨가 검찰에서 진술한 내용과 일치하는 방향으로 입장 변화를 보인 것이다. 두 사람이 검찰 조사에 대비해 말을 맞췄다는 의혹이 이는 대목이다.

이외에도 두 사람이 말을 맞춘 것으로 의심되는 정황이 적지 않다.

검찰은 6일 오후 4시 현 의원을 소환했는데 조씨는 검찰이 소환사실을 언론에 공개하기 전 현 의원의 출석 의사를 파악하고 있었다.

조씨는 현 의원이 이날 오후 2시 검찰에 자진출석할 것이라는 말을 흘리기도 했다.

현 의원의 검찰 출두를 앞두고 두 사람 간 교감이 있었음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또 현 의원은 7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일은 금전적 이득을 바라는 정씨의 억측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조씨와 현 의원이 말맞추기를 한 것으로 의심되는 정황이 속속 드러나면서 검찰은 곧 두 사람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말맞추기를 통해 증거인멸을 시도할 우려는 주요 구속영장 청구 사유 중 하나다.

다만, 현 의원의 경우 현직 국회의원 신분을 유지하고 있어 국회의 체포동의가 있어야 구속영장 발부가 가능하다는 점을 고려할 때 관련 증거를 충분히 확보한 후 구속영장을 청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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