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위먹은 차 ‘차도 힘들어요’… 정비업체 ‘특수’

더위먹은 차 ‘차도 힘들어요’… 정비업체 ‘특수’

입력 2012-08-09 00:00
업데이트 2012-08-09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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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원 강모(28ㆍ여)씨는 최근 고속도로를 주행하다 자동차 계기판에 갑자기 엔진 체크 경고등이 깜빡거려 황급히 차를 세우고 정비소를 찾았다.

원인은 엔진 센서 오작동. 뙤약볕 아래 오랫동안 주차를 해뒀다가 주유를 한 탓이었다.

강씨는 “자동차가 뜨거운 상태에서 기름을 넣으면 내부 공기가 팽창하면서 센서가 오작동할 수 있다는 걸 몰랐다”며 “그날 똑같은 문제로 들어온 차가 그 정비소에만 3대가 더 있었다”고 말했다.

연일 계속되는 무더위로 문제가 생긴 차들이 늘면서 차량정비업체들이 ‘반짝 특수’를 누리고 있다.

낮 최고기온이 섭씨 34도까지 오른 9일 춘천시 효자동에 위치한 A정비업체.

정비고 3곳 모두 만원이었다.

정비사들은 “덥다 더워”를 연발하면서도 밀려드는 주문에 구슬땀을 흘리며 쉼 없이 일을 하고 있었다.

이 정비업체에 따르면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된 7월 중순부터 일이 늘어나 매출이 평월에 비해 50%나 증가했다.

대부분은 폭염 속에 자동차가 오랜 시간 노출되면서 엔진과열로 시동이 제대로 걸리지 않거나 에어컨이 고장 나 불편을 호소하는 경우다.

A정비업체 관계자 진모(35)씨는 “요즘 날이 너무 덥다 보니 차가 과열되면서 냉각장치나 에어컨에 문제가 생겨 찾아오는 운전자들이 많아졌다”며 “하루 평균 8~9대에서 14~15대로 늘어났다”고 귀띔했다.

최근 들어 하루 평균 20대의 차량을 받고 있다는 춘천시 퇴계동의 B정비업체도 폭염으로 짭짤한 특수를 맛보고 있다.

정비업체 대표 이모(45)씨는 “에어컨을 쉬지 않고 작동하다 가스가 떨어져 고장 난 줄 알고 찾는 손님들이 늘었다”면서 “에어컨 때문에 오는 손님들만 계산해도 불볕더위 전보다 매출이 20% 정도는 증가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더해 지난 주말부터 본격적인 휴가철이 시작되면서 장거리 운전에 대비해 차량을 점검하러 오는 손님도 많아졌다.

춘천시 온의동에 위치한 C정비업체 관계자는 “폭염도 폭염이지만 휴가 전에 전체적인 차량 점검을 하기 위해 정비소를 찾는 손님들도 많다”며 “정비소 입장에서는 지금이 딱 매출이 오를 수밖에 없는 시기”라고 말했다.

그러나 밀려드는 주문에 즐거운 비명을 지르는 정비업계와 달리, 셀프세차장들은 “이번 달 들어 물 한번 제대로 틀어보지 못했다”며 어려움을 토로해 대조를 보이고 있다.

춘천시 퇴계동 D셀프세차장은 평소 하루에 20대 이상 세차 손님을 받았으나 7월 말 폭염이 시작된 이후 손님이 한 명도 없는 날이 부지기수다.

세차장 도우미 주일호(61)씨는 “차에서 내리기만 해도 땀이 뻘뻘 나는 대낮에 누가 돈 몇 푼 아끼려고 셀프세차장에 오겠냐”며 “요즘 같은 땡볕 더위에는 사람도 지치고 차도 지치니 도리가 없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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