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류탄 터지듯 ‘펑’ 소리뿐…14명 덮친 유증기

수류탄 터지듯 ‘펑’ 소리뿐…14명 덮친 유증기

입력 2012-08-23 00:00
수정 2012-08-23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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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펑 소리가 났습니다. 그게 전부입니다. 사고가 순식간에 났습니다”

23일 오전 10시10분께 청주시 흥덕구 송정동 LG화학 청주공장 내 ‘OLED(유기발광다이오드)물질 공장’ 2층에서 폭발사고가 났다.

LG화학 청주공장의 한 관계자는 사고 순간이 한순간이었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지난달 말 준공된 이 공장에서는 OLED 제조에 쓰이는 재료 생산에 앞서 장비 설치 작업이 진행 중이었다.

이때 휘발성 용매인 다이옥산을 담은 200ℓ들이 드럼통이 폭발했다.

불도 나지 않았다. ‘펑’하는 소리와 함께 누출된 유증기가 탁 트인 2층 공간 전체로 순식간에 퍼져 나갔다.

90㎝ 높이의 작은 통이 터지면서 14명의 사상자가 났다. 당시 2층에서 일하던 직원 전체가 다친 것이다.

직원 이모(27)씨가 숨지고 박모(26)씨 등 10명이 크게 다쳤다. 이들 가운데 2명은 시설설치업체 직원이었다.

병원에 간 나머지 직원 3명은 별 탈 없이 직장으로 돌아왔다.

LG화학 청주공장에 따르면 사망한 이씨는 드럼통 가까이에서 작업을 하고 있었다. 생산을 앞두고 부자재 등을 나르던 중이었다.

그러나 폭발과 함께 굉장한 압력으로 뿜어져 나온 유증기가 얼굴에 부딪혔다. 이씨는 얼굴을 알아보지 못할 정도로 크게 다쳤고 전신 화상마저 입었다.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숨졌다.

박씨 등 나머지 10명의 상황도 이씨와 마찬가지였다.

드럼통 가까이 있지는 않았지만 순식간에 퍼진 유증기로 인해 전신화상에 가까운 상처를 입었다. 마치 수류탄이 터지면서 순식간에 쓰러진 듯한 모습이었다.

이곳 직원들은 유독성 물질을 다루는 교육을 모두 받았지만 갑작스러운 폭발에는 손을 써볼 겨를도 없었다.

그나마 화재로 이어지지 않아 다행이었다. 약간의 불씨라도 있어 휘발성 유증기에 불이 붙었다면 더 큰 인명피해로 이어질 수 있었던 것이다.

LG화학 청주공장의 한 관계자는 “충격이 너무 크다”며 “사상자들에 대해서는 성실하게, 최선을 다해 보상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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