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기 현병철’ 쇄신 시도…내부 반발

’2기 현병철’ 쇄신 시도…내부 반발

입력 2012-08-27 00:00
수정 2012-08-27 0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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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 20명 일대일 면담 추진…”선정기준 뭐냐” 비판쇄신TFㆍ실명게시판 지시에도 직원들 반발

자질 논란 속에서도 지난 13일 재임명된 현병철 국가인권위원장이 ‘출범 2기’를 맞아 인권위 쇄신을 시도하고 있지만, 내부의 반발이 이어지면서 진통을 겪고 있다.

27일 인권위에 따르면 현 위원장은 재취임 직후 “쇄신안 도출에 참고하겠다”며 직원 20명을 선정해 일대일 면담에 들어갔다.

인권위는 면담 대상으로 선정된 직원들에게 지난주 초 “위원장님과의 면담 대상으로 선정됐으니 ○○일 ○시 위원장실로 올라오라. 일대일로 면담하는 것이니 부담 갖지 말고 기탄없이 이야기하라”는 내용의 사내 메신저 쪽지를 보냈다.

그러자 이를 놓고 곧바로 내부 비판이 제기됐다.

직원들은 “20명 선정 기준이 뭔가”, “공식 대화창구를 통하라”, “위원장과 대면해 직언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되겠는가”라는 등의 비판을 쏟아냈다.

전국공무원노조 국가인권위지부도 성명을 내고 “무엇이 그리 비밀스러워야 하며 직원 선정 기준은 무엇인가”라며 “일방적으로 선정해 개인에게 통보하는 것이 과연 쇄신을 하려는 자세인가”라고 비판했다.

현 위원장은 또 익명게시판을 설치해 의견을 모으자는 제안에 “한양대 시절 익명게시판을 만드니 비방성 글이 많이 올라오더라”며 실명제 게시판을 만들라고 지시해 직원들의 반발을 샀다.

인터넷 실명제가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소지가 있다는 이유로 위헌 판결을 받은 상황에서 인권을 수호해야할 인권위 수장이 표현의 자유를 막으려 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현 위원장은 이와 함께 인권위 기획재정담당관실에 ‘조직쇄신을 위한 기획단(쇄신 TF)’ 구성을 지시하고 일체의 업무를 위임했다.

기획재정담당관실은 곧장 상임위원을 단장으로 과장급 이하 직원이 참여하는 쇄신 TF 구성에 나섰다.

그러나 참여를 요청받은 한 직원이 “진정성이 없다”며 공개적으로 제안을 거부하면서 TF 구성 자체가 난항을 겪고 있다.

이 직원은 사내게시판에 “현 위원장이 지난 3년간의 잘못에 대한 통렬한 반성과 이에 대한 공개적 사과도 하지 않은 상황에서 쇄신하겠다는 것을 신뢰할 수 없다”며 “진심으로 변화를 원하면 먼저 진정성을 보이는 조치를 하라”고 주장했다.

인권위 노조 역시 “위원회 쇄신은 지난 3년에 대한 평가와 반성에서 이뤄져야 한다”며 “쇄신의 의지가 있다면 첫 단추부터 제대로 끼워야 한다”고 지적했다.

현 위원장이 연임 후 첫 국제행사로 지난 21일 열린 ‘난민 인권보호 및 증진을 위한 국제회의’에 참석하려다 퇴진을 요구하는 시민단체의 피켓시위 소식을 듣고 발길을 돌린 점을 놓고 그의 처신에 대한 내부 비판도 나왔다.

한 직원은 “지적과 질책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새기겠다는 다짐은 잊어버렸나. 주최자가 그런 이유로 불참하는 경우가 어디 있나. 인권위의 망신이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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