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률 전쟁에 내몰린 대학] (하)해법은 없나

[취업률 전쟁에 내몰린 대학] (하)해법은 없나

입력 2012-08-29 00:00
수정 2012-08-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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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률 근거로 ‘대학 구조조정’ 한국이 유일

“객관성을 확보한다며 여러 가지 지표를 만든 것이 오히려 독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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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강남구가 28일 삼성동 코엑스에서 개최한 ‘2012 강남 청년 취업박람회’에서 구직자가 채용 정보 게시판을 보고 있다. 도준석기자 pado@seoul.co.kr
서울시 강남구가 28일 삼성동 코엑스에서 개최한 ‘2012 강남 청년 취업박람회’에서 구직자가 채용 정보 게시판을 보고 있다.
도준석기자 pado@seoul.co.kr


교육과학기술부가 대학에 대한 재정지원 제한 및 구조조정 수단으로 적용하는 대학 평가지표를 비판하는 사람들의 공통된 주장이다. 물론 대학에 대한 정부의 인위적인 구조조정이나 제재가 우리만의 일은 아니다. 1960년대 후반 프랑스와 독일은 정부가 일반대학 입학인원을 일괄 선발해 각 대학에 할당하는 방식의 대학평준화를 시도했다. 일본은 2000년 478개교였던 사립대가 2010년 597개교로 급증하자 2006년부터 사립대 지원금 총액을 매년 1% 일괄 감축하기 시작했다. 또 일반보조금 대폭 삭감에 이어 2008년부터는 특별보조금도 동결했다. 특히 2007년부터는 정원이 미달된 학부나 학과가 있는 대학에 대해서는 일반보조금 삭감률을 지속적으로 확대했다. 그 결과 정원을 못 채운 대학의 정부 지원금이 크게 줄어 경쟁력이 낮은 대학들의 파산 및 폐교로 이어졌다. 일본 정부가 적용한 기준이 바로 교과부의 대학평가 지표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재학생 충원율’(30%)이다.

문제는 우리나라의 경우 여기에 취업률(20%) 등 다양한 지표를 복합적으로 적용한다는 점이다. 특히 구조적으로 외부 환경의 영향을 많이 받는 취업률을 지표화해 많은 문제를 양산하고 있다. 선진국 중에서 취업률을 대학 구조조정의 핵심 지표로 삼는 나라는 한국이 유일하다. 글로벌 평가기관들이 매년 내놓는 세계 대학평가에서도 ‘취업률’은 반영하지 않는다. 대학이 ‘취업 준비기관’이 아닌 ‘학문의 전당’이라는 인식 때문이다.

무엇보다 현재 적용하는 취업률 상대평가 방식은 통계의 오류를 포함하고 있다. 지난해를 기준으로 전국 4년제 대학 남자 졸업생의 취업률은 58.68%, 여자 취업률은 50.01%로 큰 차이가 있다. 지역별로도 서울과 수도권 대학의 취업률은 55.61%로 지방대 취업률 53.78%보다 높지만 경기·인천지역 대학의 취업률은 53.29%로 다른 지방대보다도 낮다. 서울소재 대학의 남자취업률은 64.43%로 다른 지역에 비해 월등히 높다. 경기·인천지역 대학의 취업률이 낮은 것은 이 지역이 남성 근로자 수요가 많은 항만이나 중공업 중심지로 여성 졸업생들의 취업률이 현저히 낮아, 전체 평균을 잠식하기 때문이다.

이 같은 문제를 감안하지 않고, 동등한 기준을 적용하면서 결국 여대는 남녀공학에 비해 평가가 낮을 수밖에 없고, 지역대학들은 서울권 대학들에 비해 기본적으로 낮은 취업률을 더 많이 끌어올려야 하는 불공정 게임을 감수할 수밖에 없다.

여인권 숙명여대 통계학과 교수는 “취업률 자체를 지표에 포함시키는 것은 문제가 아니지만 스포츠에서 성별과 체급을 나누어 경기를 하는 것처럼 취업률도 최소한의 현실을 반영하는 공정한 척도가 돼야 한다.”면서 “지역과 규모로 대학을 나눈 뒤 성별로 취업률 평균과 표준편차를 계산하는 것만으로도 지금보다 훨씬 객관적인 지표를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김삼호 한국대학교육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취업률을 평가에 반영하는 것은 대학을 교육적 관점이 아닌 시장주의적 관점에서 보는 것으로, 대학의 취업학원화를 조장하게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지역대학을 위한 정부 차원의 지원책도 필요하다. 전문가들은 일본이 사립대 지원금을 대폭 줄여 확보한 재원을 대학의 교육개혁과 활성화 등에 투입하고 있는 점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박건형·윤샘이나기자

kitsch@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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