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 노노갈등…현대차 힘겹게 임협 잠정합의

노사, 노노갈등…현대차 힘겹게 임협 잠정합의

입력 2012-08-30 00:00
수정 2012-08-30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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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 노사가 4개월 동안 12번의 노조파업 끝에 올해 임금협상 잠정합의안을 30일 어렵사리 도출했다.

이 과정에서 노조는 4년 만에 파업을 재현했다. 이해관계를 달리하는 현장노동조직들의 협상장 봉쇄에다 비정규직 노조(사내하청 노조)까지 정규직화를 촉구하면서 독자파업을 벌였다. 그만큼 올 임협은 노사, 노노갈등의 높은 파고에 시달린 셈이다.

◇ 올 임협서 4년 만의 파업…노사, 노노갈등

2009년부터 2011년까지 합리·온건 노선의 전 노조 집행부 시절 현대차 노조는 사상 처음으로 3년 연속 무파업으로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을 타결지었다.

그러나 지난해 말 출범한 강성 성향의 새 집행부가 4년 만에 다시 파업했다.

사측과의 대화보다는 투쟁에 집중, 노사갈등을 겪은 것이다.

지난 5월 새 집행부 주도로 올 임협이 시작되자 7월에 2차례 파업을 벌였고 8월까지 두달 동안 모두 12차례 줄파업에 나섰다.

파업 손실을 따지는 생산차질 추산액이 1조6천억원이 넘어 노사협상 역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노노갈등까지 불거졌다.

현장노동조직들이 협상 중간과 막판 타결을 앞두고 주간 2교대 시행안의 논의내용에 불만을 품고 교섭장을 봉쇄, 협상이 무산되기도 했다.

하청 노조는 노조대로 하청 근로자의 전원 정규직화를 요구하면서 수차례 독자파업을 벌였다.

2010년처럼 울산 1공장 점거시도가 전개돼 이를 막으려는 관리자들과 큰 충돌이 빚어지기도 했다.

현대차는 사내 하청 노조 지회장을 포함해 26명을 경찰에 고소하는 등 올 임협과정에서는 노노, 노사갈등이 이어졌다.

◇ 임협과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교섭 분리로 급물살

현대차 정규직 노사의 올 임협에서 최대 걸림돌로 작용한 것은 역시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요구안이었다.

회사가 2015년까지 3천명의 하청 근로자를 정규직화하겠다는 제시안을 냈지만 하청 노조는 전원 정규직화가 아니라는 이유로 드세게 반발했다.

하청 노조는 협상장을 막아서고 집단농성도 하면서 정규직화 요구안을 임협에서 다루지 말고 특별협의로 하자고 요구했다.

하청 노조의 요구를 놓고 논의하기 위해 노사협상 중에 정규직 노조의 임시대의원대회도 열렸다. 이도 처음 있는 일이었다.

노사 모두 협상이 장기화되고 파업이 오래 지속되자 안팎의 부담감을 의식한 듯 임협과 정규직화 요구를 분리하기로 결단했다.

갈등구도 속에 노사는 28일 분리협상을 결정하고 이틀만인 30일 곧바로 잠정합의안을 마련했다.

◇ 향후 노사관계 여전히 ‘흐림’

이번 임협을 통해 강성 노선의 현 노조집행부는 현대차 노사가 세운 3년 연속 무파업 기록을 여지없이 깼다.

올해 12번의 줄파업은 2년에 한 번 단체협약까지 다루는 협상(임·단협)이 아닌 임협 중의 파업치고는 그 횟수가 지나치게 많다는 평가를 받을 수밖에 없다.

연속파업까지 갈 정도로 심각한 노사 쟁점이 있었느냐에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내년에는 임금인상과 함께 단체협약 교섭도 해야 한다. 그래서 노사관계는 계속 순탄치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현대차는 또 하청 노조와 정규직화를 위한 특별협의를 남겨두고 있다.

임협과정에서 수차례 물리적 충돌까지 벌어졌고 앞으로 특별협의 과정에서 전원 정규직화라는 요구안이 수용되지 않을 경우 하청 노조의 투쟁수위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 조합원 찬반투표 전망은 미지수

비록 잠정합의안은 이끌어냈지만 조합원 찬반투표(9월 3일 실시)에서 통과될지는 미지수다.

그러나 전 조합원이 염원하는 핵심안인 주간 2교대 시행이 합의된데다 임금인상안도 예년보다 높아 노사 모두 긍정적인 결과를 기대하고 있다.

주간 2교대를 포함해 합의안 내용에 불만을 가진 일부 현장노동조직을 중심으로 조직적인 부결운동이 예상된다.

부결운동은 집행부를 견제하는 노동조직이 합의안 찬반투표 때마다 해온 만큼 투표에 어떤 영향을 줄지 주목된다.

노조는 최선을 다한 결과물인 만큼 조합원의 현명한 판단을 기대했다.

가결이 되면 다음 주 조인식이 열리지만 부결되면 노조 집행부는 지도력에 타격을 입고 재교섭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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