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범람 마을 주민 50명 극적 구조

물 범람 마을 주민 50명 극적 구조

입력 2012-08-30 00:00
수정 2012-08-30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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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도군 의신면 이장, 공무원이 업어 고지대로 대피

집 안방까지 물이 범람해 위기에 놓인 시골 마을 노인 50여 명이 이장과 한 공무원의 신속한 대처로 목숨을 구했다.

진도군 의신면 창포리 이장 박창원(57), 진도군 지역개발과 박정현(48·행정 6급) 담당은 30일 오전 9시께 마을 앞 하천 둑이 터져 물이 마을을 덮치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당시는 집중 호우가 내리고 있는데다 하천물까지 범람해 일촉즉발의 위기였다고 한다.

마을 방송을 할까 했지만 주민 대부분이 70~80대 노인으로 거동이 불편해 움직이기가 쉽지 않았다.

이들은 이러다간 다 죽을 수 있다며 뛰어다니며 집 대문을 두드렸다. 방안까지 물이 차오르고 있었다. 물속에서 허우적거리는 주민을 발견, 등에 업어 나르기 시작했다.

이렇게 정신없이 30여 분간 마을 위 고지대로 업어 나른 주민은 50여명이었다.

주민들이 고지대로 모두 대피한 이후 물은 더 거세게 밀려와 집을 삼켜버렸다.

조금만 늦었더라도 큰일 날뻔한 아찔한 상황이었다.

이 마을에서 태어난 공무원 박씨는 태풍을 앞두고 담당 마을 출장을 왔다가 가족과 이웃을 구하게 됐다.

박씨는 “당시 상황이 급박해 방송은 물론 도움의 손길조차 요청할 수 없었다”면서 “이장과 움직이기 어려운 주민을 업고 달렸는데 모두 무사해 오히려 감사할 뿐”이라고 활짝 웃었다.

이 마을 일부 가옥은 볼라벤의 영향으로 지붕이 파손됐지만 고치지 못했다. 이어 온 덴빈으로 집중 호우가 내리면서 비가 새 가재도구는 물론 사람까지 흠뻑 젖는 최악의 상황을 맞고 있었다.

조동례(80)씨는 “방안까지 물이 차오르는데 거동이 불편해 소리만 지르고 있었다”며 매우 급한 당시를 회상했다.

물이 빠진 방안은 물과 함께 섞여 온 흙으로 뒤범벅돼 있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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