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유산답사기 7’ 펴낸 유홍준
“새책을 내면 ‘그렇게밖에 못 썼느냐.’는 비난을 받을까 늘 불안에 떨었는데, 미술사 전공자가 제주도의 민속까지 아우르는 책을 냈으니 내가 할 만큼 했다는 생각에 큰 부담이 없다.” 유홍준(63) 명지대 미술사학과 교수는 13일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7- 돌하루방 어디 감수광’을 내놓은 기념으로 연 기자간담회에서 이렇게 너스레를 떨었지만, 점심에는 손도 못 대고 계속 책 설명을 하는 모습이 영 부담을 느끼는 것 같았다. 6권까지 나온 ‘나의 문화유산답사기’가 올 초 인문서로는 최초로 300만부를 판매하는 경이적인 기록을 세운 베스트셀러 작가지만, 신간 앞에서는 별도리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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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 교수는 “1권을 내놓고 1993년에 강연을 갔는데, 제주도 이야기를 써 달라고 하더라.”면서 “‘제주학’의 훌륭한 연구자들이 없었더라면 이 책은 처음부터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책에서는 제주도를 소개하는 5개의 메인디시가 있다.”면서 “동남쪽은 제주시의 역사, 해녀 이야기를 중심으로 동북 쪽은 4·3사건, 서남쪽은 추사와 하멜, 모슬포 등 외지에서 온 사람들 이야기, 서북으로 제주말과 토종닭, 재일동포 공덕비, 감귤과 나비박사 석주명, 이즈미 세이이치의 이야기를 다루고, 마지막으로 한라산을 다뤘다.”고 했다.
서문에서 ‘제주 허씨를 위한 제주도 안내서’라고 말한 것은 렌터카를 타고 내비게이션을 찍어가면서 책에서 소개한 장소를 찾아가 보라는 것이다. 렌터카의 차 번호가 ‘허’로 시작하니 하는 이야기다. 제자들은 그의 원고를 읽고, 제주도 해녀 이야기가 가장 재미있다고 했고, 유 교수는 재일교포들이 귀국하면 반드시 귀국보고회를 한다는 본향단과 본향단 할망에게 바친다는 ‘소지’(흰 한지)를 꼭 놓치지 말고 읽기를 희망한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2012-09-14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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