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20대女 피살’ 피의자 전과 ‘늑장’ 파악

‘청주 20대女 피살’ 피의자 전과 ‘늑장’ 파악

입력 2012-09-15 00:00
업데이트 2012-09-15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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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범죄 우범자’ 뒤늦게 확인…조기검거 기회 놓쳐

청주시 상당구 내덕동 20대 여성 피살 사건과 관련, 경찰이 피의자 곽광섭(45)씨의 성범죄 전과를 뒤늦게 파악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때문에 경찰의 늑장 대응으로 자살한 곽씨를 조기 검거할 수 있었던 기회를 놓쳤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15일 청주 상당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1일 낮 1시30분께 내덕동 한 건물 3층에 세들어 사는 20대 여성으로부터 “침대에 핏자국이 있고 언니가 사라졌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신고를 받고 즉각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살해된 여성의 이웃집에서 곽씨와 함께 살던 내연녀를 조사했다. 그러나 경찰은 이때까지 곽씨가 성범죄 전과가 있는 우범자라는 사실을 파악하지 못했다.

이 때문에 당시 경찰은 곽씨의 내연녀를 수사 선상에 올리지 않고 일상적인 조사만 하는데 그쳤다.

‘첩보 수집 대상자’로 분류된 곽씨를 평소 관리해온 해당 지구대의 담당 경찰관이 곽씨가 성범죄 우범자라는 사실을 수사 형사들에게 밝히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사건을 담당한 상당경찰서 신연식 수사과장은 “사건 수사 초기 지구대로부터 곽씨가 성범죄 우범자라는 사실을 듣지 못했다”고 밝혔다.

곽씨가 성범죄 전과자였다는 사실을 경찰이 확인한 것은 피해 여성의 시신이 발견된 지난 11일 오후 4시 20분께였다. 숨진 여성이 실종됐다는 신고가 경찰에 접수되고 3시간가량 흐른 뒤였다.

경찰이 곽씨의 전과를 뒤늦게 확인했을 때 곽씨는 내연녀를 청주 무심천 하상도로로 불러내 만나고 있었다.

이들은 함께 걸어서 인근 우암산으로 올라갔고, 이튿날 오전까지 함께 지냈다.

경찰은 내연녀가 산에서 내려와 ‘곽씨가 범행 사실을 털어놓았다’고 신고하면서 뒤늦게 곽씨를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 신병 확보에 나섰다.

지구대 직원들이 수사 초동 단계에서 출동한 형사들에게 곽씨가 성범죄 우범자라는 사실만 알려줬더라도 수사 초점을 곽씨에게 맞췄을 것이고, 내연녀의 행적을 추적해 곽씨를 조기 검거할 수 있었다는 추론이 가능하다.

곽씨의 전과가 뒤늦게 파악되면서 경찰은 나흘 동안 매일 300여 명의 경찰력을 동원, 우암산을 뒤졌으나 곽씨는 사건 발생 나흘 만에 산속에서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상당서의 한 관계자는 “지구대 직원들이 신고 접수 당시에는 피해 여성이 강력사건에 연루됐을 것으로 판단하지 않아 곽씨의 성범죄 전력을 형사들에게 알리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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