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나눔 NEWS] 초중고 교과서 16종 ‘안철수 서술’… 선거중립 위반 논란

[생각나눔 NEWS] 초중고 교과서 16종 ‘안철수 서술’… 선거중립 위반 논란

입력 2012-09-21 00:00
업데이트 2012-09-21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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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에 영향 준다” vs “업적은 정치와 별개”

지난 19일 안철수 전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대선 출마를 선언하면서 초·중·고등학교 교과서의 정치적 중립성 논란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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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안 후보와 관련된 내용을 싣고 있는 초·중·고등학교 교과서는 모두 16종에 이른다. 주무 부처인 교육과학기술부는 현 시점에서 별도의 판단을 내리거나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유권해석을 의뢰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안 후보에 대한 교과서 서술이 대부분 긍정적이어서 선거 과정에서 논란이 끊이지 않을 전망이다.

20일 교과부에 따르면 안 전 원장은 초등학교 1종, 중학교 9종, 고교 6종의 교과서에 언급돼 있다. 도덕·국어·사회·진로와 직업·기술가정·컴퓨터 일반 등 과목도 다양하다. 초등 3학년 2학기 도덕만 국정 교과서이고 나머지는 모두 출판사가 정부 가이드라인에 따라 만든 뒤 심사를 받는 검인정 교과서다.

상당수 교과서가 ‘삶의 자세’, ‘소신’, ‘선택의 의지’ 등 안 후보의 인격이나 가치관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 중학교 국어 2-1(금성)의 경우 “필자(안 후보)는 이타적인 태도를 지닌 사람임을 알 수 있다.”고 적었고, 도덕 2(천재교육)는 “안철수는 개인적인 부나 단기적인 회사 이익에 집착하지 않고 정도 경영에 매진해 투명하고 윤리적인 경영으로 신뢰받는 리더, 존경받는 기업인이 되었다…(중략) 결과도 중요하지만 과정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을 삶의 원칙으로 삼았다.”고 표현했다. 고등학교 국어 상(디딤돌)은 “안철수 박사는 모든 언론사에서 인터뷰 후보 1위로 꼽는 사람”이라고 쓰기도 했다. 교과서 서술 중 군 입대를 가족에게 알리지 않았다는 부분이나 글로벌 업체 맥아피가 1000만 달러에 V3 백신 구매 의사를 밝혔다는 부분 등에 대해서는 진위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안 후보가 공식적으로 출마를 선언한 만큼 교과서 서술에 대한 적절한 조치가 취해져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특정 후보를 일방적이고 긍정적으로만 서술한 교과서는 실제 선거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 안 후보의 정치권 행보와 이전 업적은 분명히 분리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백신 개발과 융합교육, 사회환원 등 안 후보의 과거 이력은 분명히 사회적으로 존경받을 수 있는 만큼 교과서에서 일방적으로 빼라는 주장은 편협하다는 지적이다.

교과부는 지난 7월 도종환 민주통합당 의원의 교과서 수록 작품에 대한 삭제 권고 논란 당시 정한 방침을 유지한다는 입장이다. 당시 교과부는 선관위에 도 의원의 작품에 대해 선거법(정치적 중립성) 위반 여부를 질의했지만 위반이 아니라는 해석을 받았다. 이에 따라 교과부는 정치적 중립성 기준을 만들기 위한 정책 연구용역을 의뢰, 연말까지 기준을 만들기로 하고 절차를 진행 중이다. 교과부는 “안 후보에 대한 교과서 서술에 대해 실태 파악은 해 볼 계획이지만, 선관위 유권해석 의뢰 등 별도의 행동은 취하지 않을 것”이라며 “대선이 지나고 연말쯤 교육의 중립성 기준을 확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2012-09-21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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