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자리 변명으로 “괴한에 쫓긴다” 문자…경찰 수색 소동
신씨는 지난 14일 밤 자기가 아르바이트를 하던 레스토랑의 동료 5명과 술자리를 가졌다. 신씨는 “적당히 마시다 몰래 빠져나와 귀가할 때 전화하라.”던 여자 친구의 말이 떠올랐지만 흥이 올라 새벽 2시까지 회식 자리를 지켰다. 하지만 여자 친구로부터 걸려온 수십통의 부재중 전화 기록이 찍히자 신씨는 문자를 보내 “연희삼거리 근처인데 칼을 든 괴한 한 명이 계속 따라온다.”며 거짓말로 둘러댔다.
잔소리를 피하려고 시작한 거짓말이었지만 깜짝 놀란 여자 친구가 오전 2시 20분쯤 경찰에 신고하면서 일이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서대문경찰서 형사팀·실종팀 10여명과 연희파출소 직원 등 수십명이 긴급 출동해 일대를 수색했지만 신씨는 어디에도 없었다. 위치추적을 통해 신씨가 지나간 것으로 확인된 서교호텔 인근, 동교동 일대까지 뒤졌지만 허사였다.
그런데도 신씨는 한술 더 떠 오전 4시 40분쯤 여자 친구에게 다시 전화해 헐떡이는 목소리로 “괴한이 한 명이 아니라 네 명인 것 같다. 연희삼거리 주택가 골목”이라고 말한 뒤 끊었다.
경찰은 오전 5시가 넘어 신씨의 자취방에서 그를 발견했다. 당황한 신씨는 “실제로 위험한 상황에 놓였던 게 맞고, 내가 112에 신고했는데 경찰이 장난전화 하지 말라고만 했다.”고 또 거짓말을 했다. 하지만 신씨의 휴대전화에는 112 신고 내역이 없었고 결국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