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막힌 의사 부부 35억 ‘이중 사기’

기막힌 의사 부부 35억 ‘이중 사기’

입력 2012-11-13 00:00
수정 2012-11-13 0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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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그림 계약금 챙긴 뒤 들키자 도자기로 또 속여

200억원짜리 팝아트 그림의 거래를 중개하다 위작(僞作) 시비가 일자 다른 골동품을 미끼로 5억원을 빌려 가로챈 치과의사 부부가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 조상철)는 갤러리를 운영하는 치과의사 최모(54·여)씨를 사기 혐의로 구속하고 역시 치과의사인 남편 장모(57)씨를 같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고 12일 밝혔다.

최씨 부부는 2008년 미국 팝아트 화가 로이 리히텐슈타인의 ‘음 어쩌면’(그림·M-Maybe)을 프랑스 미술품 판매상으로부터 넘겨받아 국내 김모씨에게 200억원에 팔기로 계약하고 두 차례에 걸쳐 계약금 명목으로 30억원을 받았다.

그로부터 열흘 뒤 김씨는 영국 경매회사 크리스티의 감정사에게 해당 그림의 진위를 가려 달라고 요청했고, 감정사는 가짜일 가능성이 높다고 답변했다.

김씨는 그 다음 날 매매계약을 취소하고 30억원을 돌려 달라고 최씨 부부에게 요구했다.

최씨 부부는 김씨에게 “우리도 프랑스 판매상에게 속은 것 같다.”면서 “미국 친구에게 5억원을 빌리면서 담보로 잡힌 22억원짜리 중국 도자기가 있는데 우리에게 5억원을 빌려주면 이 도자기를 찾아 계약금을 반환할 때까지 담보로 맡기겠다.”고 했다. 그 말에 속은 김씨는 5억원짜리 자기앞수표를 건넸다.

하지만 이들은 22억원을 주고 도자기를 구입한 사실이 없었다.

김씨로부터 받은 5억원으로 싸구려 중국산 도자기를 사고 나머지 돈으로는 개인적인 빚을 갚은 것으로 조사됐다. 김씨는 계약금까지 모두 35억원을 뜯긴 셈이다.

홍인기기자 ikik@seoul.co.kr

2012-11-13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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