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째 시행 교원평가 실효성 의문…“보완 필요”

3년째 시행 교원평가 실효성 의문…“보완 필요”

입력 2012-11-13 00:00
수정 2012-11-13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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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학부모 참여 54% 불과…동료평가 ‘온정주의’

전국적으로 3년째인 교원평가에 학부모 참여가 저조한 것은 물론 교원의 동료 평가도 상당수 온정주의로 흘러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13일 경기도교육청에 따르면 지난해 도내 학부모들의 교원평가 참여율은 54.9%였다. 전국 평균 참여율 45.6%보다 높지만 2명 가운데 1명만 참여한 것이다.

학생 참여율도 69.4%에 그쳤다.

학부모들의 참여율이 낮은 것은 교사들을 잘 알지 못하는데다 온라인 평가의 경우 해당 사이트 접속 절차가 복잡하고 오프라인 평가는 자녀에게 불이익이 돌아오지 않을까 하는 우려 때문에 기피하고 있는 형편이다.

학부모가 자녀의 담임교사·교장·일부 교과 교사 등을 대상으로 하는 교원평가에 참여하더라도 대부분 해당 교사에 대한 자녀의 의견에 의존해 형식적으로 진행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담임교사를 대상으로 한 학생들의 교원평가 역시 해당 교사의 수업능력 등을 평가하기보다 ‘인기 평가’ 위주로 이뤄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학년 또는 같은 과목 등 그룹별로 진행되는 교사의 동료 평가도 상당수 온정적이거나 형식적으로 이뤄지는 것으로 전해졌다.

평가 결과의 제한된 활용도 실효성 지적과 참여율 저조의 한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학부모와 학생들은 능력이 부족한 교사, 문제 교사 등을 교원평가를 통해 교단에서 퇴출하거나 전출 등 강력한 처분이 내려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평가결과는 규정에 따라 직무능력 향상을 위한 연수대상자 선정에만 활용된다.

나쁜 평가를 받아 장·단기 직무연수 대상자로 분류되더라도 해당 교사가 연수를 끝까지 거부하면 별다른 추가 제재 방법이 없다.

경기도교육청은 지난해 평가결과를 토대로 9명의 교사를 장기연수 대상, 451명을 단기연수 대상으로 분류했으나 장기연수 대상자 중 4명은 지금까지 연수를 이행하지 않고 있다.

일부 교사는 이같은 문제점으로 교원평가가 큰 의미가 없고 오히려 교육자의 역할만 위축시킨다고 주장했다.

성남의 한 중학교 여교사는 “매년 교원평가 시기만 되면 학부모나 학생들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며 “그러다 보면 학생들을 가급적 좋게만 대하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어떤 학생은 꾸중하면 교사에게 ‘교원평가 때 보자’는 식으로 말을 한다”고 밝힌 뒤 “학부모도 교사를 잘 모르는 상황에서 자녀의 말만 듣고 평가할 수밖에 없는 것이 문제”라고 덧붙였다.

다른 한 교사는 “친한 동료에 대해서는 나쁜 평가를 할 수 없고, 잘 모르는 동료에 대해서는 ‘좋은 게 좋은 것’이라는 식으로 대충 하는 경우가 많다”며 “교원평가가 교육자로서의 역할을 위축시키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도교육청은 12월 중순까지 진행되는 올 교원평가에 학부모의 참여를 놓이기 위해 온라인 평가절차를 단순화하고, 교사들의 동료교사 평가도 체크리스트방식 등 외에 자유서술방식을 추가했다.

도교육청 한 관계자는 “강요라고 비난해 학부모와 학생의 교원평가 참여를 독려하기가 어렵다”며 “교원평가가 필요하다면 참여율과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평가결과를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등의 제도적 보완 장치가 마련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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