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G오너 3부자 기소 ’경영권 욕심’ 2천억 CP 사기

LIG오너 3부자 기소 ’경영권 욕심’ 2천억 CP 사기

입력 2012-11-15 00:00
업데이트 2012-11-15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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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자원 회장ㆍ아들형제, 경영손실 투자자에 떠넘겨

2천억원대 사기성 기업어음(CP)을 마구 발행해 일반투자자 1천여명을 울린 LIG그룹 오너 일가 3명이 재판에 넘겨졌다.

이들은 계열사 지분을 회수해 경영권을 지키려고 투자자들 돈을 끌어모아 망해가는 LIG건설의 수명을 억지로 연장한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윤석열 부장검사)는 회생불능 상태의 LIG건설 명의로 2천150억원 상당의 기업어음을 발행해 부도 처리한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등으로 구자원(77) LIG그룹 회장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15일 밝혔다.

또 그룹 최대주주이자 구 회장의 장남인 구본상(42) LIG넥스원 부회장을 구속 기소하고 차남 구본엽(40) 전 LIG건설 부사장은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 삼부자는 2010년 10월 이후 LIG건설의 재무상태가 나빠져 상환능력이 없는데도 지난해 3월 법정관리 신청 전까지 1천894억원 상당의 CP와 257억원 상당의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등 총 2천151억원에 달하는 사기성 어음을 발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ABCP는 매출채권ㆍ부동산을 담보로 발행하는 기업어음으로, 검찰은 LIG건설이 대부분 부도 위기의 사업장을 담보로 ABCP를 발행한 것으로 파악했다.

지금까지 사기성 CP로 인한 피해자만 1천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지분 되찾으려 사기성 CP 발행 = 검찰은 오너 일가가 풋옵션 계약으로 LIG건설에 거액의 투자를 받으면서 담보로 제공한 LIG넥스원(25%), LIG손해보험(15.98%) 주식을 회사가 법정관리로 넘어가기 전에 되찾기 위해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주식회수 준비가 끝나자마자 법정관리를 전격 신청했고 그 직후 1천800억원을 마련해 담보로 맡긴 계열사 주식을 되찾아 왔기 때문이다.

검찰 관계자는 “지분 회수 전에 LIG건설이 부도나는 사태를 막으려고 최대한 CP 발행 물량을 늘려 투자자들 돈으로 LIG건설을 연명하게 한 것”이라고 말했다.

◇분식회계ㆍ허위정보로 투자자 유인 = 검찰은 오너 일가가 2009년부터 1천500억원대의 분식회계를 저질러 CP 신용등급을 ‘투자적격’으로 조작한 사실도 확인했다.

LIG그룹은 법정관리 신청이 임박했는데도 LIG건설의 재무상황에 이상이 없고 그룹이 전폭 지원할 것이라는 거짓 정보를 흘려 투자자를 유인하기도 했다.

검찰은 오너 일가가 법정관리 신청 직후 자료를 모두 폐기하고 수사과정에서 증거를 조작해 제출한 사실도 밝혀냈다.

검찰 관계자는 “무리한 건설사 인수와 부실 경영으로 오너 삼부자가 부담해야 할 손실금을 일반 투자자에게 전가한 것으로, 금융시장에 대한 폭탄 투척 행위”라고 말했다.

검찰은 오춘석 ㈜LIG 대표이사, 정종오 전 LIG건설 경영지원본부장도 구속 기소하고 임직원 2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은 구 회장 등의 비자금 조성 의혹도 수사를 계속해 추가 기소할 예정이다.

한편 LIG측은 검찰의 기소에 대해 “이번 사태로 국민께 심려를 끼쳐 사죄 드린다”면서 “혐의에 대해서는 앞으로 법원의 재판과정에서 적극적으로 소명해 오해와 의혹을 풀겠다. 다만, 검찰의 보도자료 중 ‘폭탄 투척’ 등 원색적이고 편향적인 표현은 수사기관의 균형감각에 대한 아쉬움을 갖게 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또 “㈜LIG는 LIG건설 CP발행으로 인한 서민 투자자들의 피해에 대해 구체적인 배상 방안을 수립 중이며 빠른 시일 내에 실행에 옮길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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