걱정병에 걸린 대한민국 ‘범죄 불안’ 29%로 1위

걱정병에 걸린 대한민국 ‘범죄 불안’ 29%로 1위

입력 2012-12-21 00:00
수정 2012-12-21 0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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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새 8%P↑… 안보 2위

‘걱정’이 점점 더 일상화되고 있다. 극심한 불안에 ‘걱정병(病)’에 걸릴 지경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통계청이 20일 밝힌 올해 가족·교육·보건·안전·환경 부문 사회조사 결과에 따르면 범죄 발생을 가장 큰 ‘걱정거리’라고 생각하는 비중이 2010년 21.1%에서 올해 29.3%로 늘어났다. 2년 새 8.2% 포인트 늘었다. 2년 전 걱정거리 1위였던 ‘국가안보’보다 더 큰 걱정거리가 됐다.

●“부모부양 가족 책임” 33%로↓

신광영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경기침체 등으로 각종 범죄가 많이 늘어난 데다, 현실에서 체감할 수 있는 불안요인이 많아짐에 따라 국민의 걱정이 극도에 달했다.”면서 “차기 정부가 이전과 달리 미봉책이 아닌 종합적·장기적 불안해소 대책을 내놔야 한다.”고 지적했다. 2년에 한 번 시행되는 이번 조사는 지난 5~6월 전국 1만 7424개 표본가구(3만 7000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부모들의 인식조사에서는 자녀를 교육하는 목적을 ‘좋은 직업을 갖게 하기 위해서’라 답한 비율이 2010년 44.7%에서 올해 50.6%로 5.9% 포인트 높아졌다. 반면 같은 기간 동안 ‘인격이나 교양을 쌓게 하기 위해서’라는 답은 1.5% 포인트 줄었고, ‘자녀의 취미나 소질 개발’은 0.3% 포인트 늘어나는 데 그쳤다. 갈수록 악화되는 청년 취업난 때문이다.

노인들은 생계를 꾸려나가는데 가족의 도움을 점점 더 받지 못할 것으로 조사됐다. 우리나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노인 빈곤율이 가장 높다. 하지만 자식들 가운데 부모를 돌보는 책임이 가족에 있다는 응답은 33.2%에 불과했다. 2008년(40.7%)과 비교하면 7.7% 포인트나 줄었다.

반면, ‘부모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는 응답은 2% 포인트(11.9%→13.9%) 늘어났다. 정부나 사회라는 응답도 3.8%에서 4.2%로 늘었다. 특히, 소득이 적을수록 부모 부양을 회피하는 경향이 나타났다. ‘부모가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는 응답 비중이 월 소득 400만 원 이상인 가정에서는 12~13%대였지만 100만원 미만인 가정에서는 17.1%로 높아졌다.

●“스트레스 일상적” 69.6% 차지

일상적으로 스트레스를 느낀다는 인구는 69.6%였다. 2010년(70.0%)과 비슷한 수준이다. 수입 식품에 대한 불안감도 여전했다.

올해 수입 식품이 불안전하다는 인식은 54.7%로 2010년(58.7%)보다 4% 포인트 낮아졌지만 불안 원인으로 ‘정부의 규제관리 미흡’을 꼽은 비중이 43.2%에서 50.1%로 2년새 6.9% 포인트 높아졌다.

김양진기자 ky0295@seoul.co.kr

2012-12-21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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