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의 과제로 자신 규탄한 학생회 비판 유도…황 교수 “음해” 반박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과 관련한 ‘생식기’ 발언으로 구설에 올랐던 황상민 연세대학교 심리학과 교수가 자신을 규탄하는 총여학생회를 비판하도록 유도한 과제를 내줬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황상민 연세대 심리학과 교수
21일 연세대 총여학생회 등에 따르면 황 교수는 지난달 12일 자신의 ‘낙관주의 심리학’ 수업에서 “텍스트의 정확한 분석이 중요하다.”면서 ‘생식기’ 논란이 불거진 자신의 방송 녹취록과 총여학생회가 보낸 규탄서를 자료로 내놓았다.
황 교수는 이어 ‘녹취록을 참고할 때 총여학생회가 규탄서에서 언급한 내용을 황 교수는 발언했는가?’, ‘만일 규탄서 내용과 발언 녹취 내용이 별 관련이 없다면 규탄서가 만들어진 이유는 무엇일까?’, ‘총여학생회가 이런 내용의 규탄서를 작성한 이유는 무엇일까?’ 등 5가지 질문을 담은 과제를 학생들에게 제시했다.
이에 총여학생회 등은 “황 교수가 과제를 통해 학생들이 학생회의 문제제기를 비판하도록 유도했다.”면서 “교수가 답을 정해놓고 학생이 그 답을 말하도록 상황을 만들면 어느 학생이 그 답이 아니라고 말할 수 있겠는가.”라고 지적했다.
또 “과제의 답이 공개되고 수업 성적의 45%가 과제로 결정되는 상황에서 이런 과제는 성적평가자인 교수의 특정 입장을 학생에게 강요한 것”이라면서 학생들의 수업권과 교육권을 침해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황 교수가 수업의 상당시간을 ‘생식기’ 발언 논란과 관련해 자신을 변호하는 데 쓰고, 수업 중 자신을 비판하는 사람들에 대해 부정적인 언급을 일삼았다.”고 비판했다.
학생회 측은 지난 17일부터 연세대 중앙도서관 앞에 대자보를 붙이고 “황 교수는 교육권 침해에 대해 공개적으로 사죄하고 학교는 황 교수에 대한 징계위원회를 이른 시일 내에 시행하라.”로 촉구했다.
황 교수는 이런 지적에 대해 “내 발언의 핵심은 ‘생식기’가 아니라 여성 역할의 문제였는데 총여학생회는 제가 발언하지도 않는 내용을 지적하며 규탄서를 보내왔다.”고 반박했다.
또 “’낙관주의 심리학’ 수업은 타인의 생각을 받아들이고 이해하는 것을 배우는 수업이라 이번 이슈가 충분히 연관성이 있다고 생각해 과제를 내줬다.”면서 “왜 이런 문제를 냈는지 학생들이 직접 물어보면 답을 줬을 텐데 그런 절차 없이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나를 음해하는 행동”이라고 주장했다.
황 교수는 지난 10월 31일 한 종합편성채널 프로그램에 출연, “한국 사회에서 여성은 결혼하고 애를 낳고 키우면서 여성의 현상이 나타나는 것인데 박 후보가 그런 상황이냐.”면서 “생식기만 여성이지 여성으로서의 역할을 한 것은 (없다)”고 발언해 논란을 일으켰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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