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생에게 10억원이란

고교생에게 10억원이란

입력 2013-01-08 00:00
수정 2013-01-08 00:28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가질 수만 있다면 1년쯤 감옥에 가도 괜찮은 돈

#“정직한 게 옳은 줄은 알지만 그렇게 살면 어딘가 손해 보는 것 같아요.”(서울 송파구 중학생 김모(16)양)

#“인터넷에서 숙제를 베끼거나 성적을 부모님께 숨겨 보지 않았던 친구는 반에 한 명도 없을걸요. 거짓말을 할 때 양심의 가책은 느끼지만 불법은 아니잖아요.”(경기 성남 고등학생 전모(19)군)

이미지 확대
우리나라 고등학생 10명 중 4명 이상이 ‘10억원이 생긴다면 잘못을 하고 1년 정도 감옥에 가도 괜찮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흥사단 투명사회운동본부가 최근 초·중·고교생 각각 2000명을 대상으로 윤리의식을 설문조사한 결과 10억원이 생긴다면 1년간 감옥행도 무릅쓰겠다는 응답자의 비율이 고등학생은 44%에 달했다. 중학생은 28%, 초등학생은 12%였다. 실제 학생들의 응답을 바탕으로 ‘정직지수’를 산출한 결과 초등학생 85점, 중학생 75점, 고등학생 67점으로 학년이 높을수록 윤리의식이 크게 낮아지는 양상을 보였다. 교육을 받으면 받을수록 윤리의식이 오히려 낮아지는 셈이다.

문항별로는 ‘남의 물건을 주워서 내가 가져도 괜찮다’고 생각하는 비율이 초등학생은 36%, 중학생 51%, 고등학생 62%였다. ‘인터넷에서 영화 또는 음악파일을 불법 다운로드해도 괜찮다’고 응답한 학생은 각각 16%, 58%, 84%였다.

‘숙제를 하면서 인터넷에서 그대로 베껴도 괜찮다’고 답한 학생은 초등학생 47%, 중학생 68%, 고등학생 73%였고 ‘시험성적을 부모님께 속여도 괜찮다’고 답한 학생은 각각 5%, 24%, 35%였다.

전문가들은 학년이 올라갈수록 성적 위주의 교육이 이뤄지다 보니 상대적으로 도덕성이나 인성 교육이 소홀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연구 책임자인 안종배 한세대 미디어영상학부 교수는 7일 “교육을 받을수록 도덕적 가치관이 확립되고 윤리의식이 높아져야 하는데 현실에서는 정반대의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면서 “이야기와 콘텐츠를 연계하는 등 윤리 교육을 강화하고 투명과 정직에 대한 교육 캠페인을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12월 7~10일 서울·경기·인천 지역에 거주하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8% 포인트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2013-01-08 2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탈모약에 대한 건강보험 적용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이재명 대통령이 보건복지부 업무보고에서 “탈모는 생존의 문제”라며 보건복지부에 탈모 치료제 건강보험 적용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대통령의 발언을 계기로 탈모를 질병으로 볼 것인지, 미용의 영역으로 볼 것인지를 둘러싼 논쟁이 정치권과 의료계, 온라인 커뮤니티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당신의 생각은?
1. 건강보험 적용이 돼야한다.
2. 건강보험 적용을 해선 안된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