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퇴출’ 레슬링 강호 전남 함평중 ‘침울’

‘올림픽 퇴출’ 레슬링 강호 전남 함평중 ‘침울’

입력 2013-02-13 00:00
업데이트 2013-02-13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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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금메달 꿈 사라져 의욕 잃어…올해부터 스카우트 걱정””삼성그룹 후원 끊지 않을까 걱정”

“어휴∼. 오늘 아침 선수들 100m 달리기 기록이 어제 아침보다 안 나오더라고요.”

전남 함평중 레슬링부 홍준희(54) 감독은 13일 수화기 너머로 장탄식을 쏟아냈다.

레슬링이 올림픽 종목에서 퇴출당했다는 소식에 선수들이 의욕을 잃었다며 레슬링부의 침울한 분위기를 전했다.

홍 감독은 “어제 저녁 아이들이 저보다 먼저 인터넷을 통해 레슬링이 올림픽 종목에서 퇴출당했다는 보도를 접하고 풀이 죽더라고요. 통닭을 배달시켜주며 희망을 잃지 말자고 당부하긴 했지만…. 아이들한테 괜히 미안합니다”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37년 역사의 함평중학교 레슬링부는 전국 최강팀이다.

현재 10명의 선수가 매트 위에서 구슬땀을 흘리는 함평중 레슬링부는 지난해 제37회 KBS배 전국중학교레슬링대회에서 금 3, 은 1, 동 1를 따 종합 우승을 했고 제41회 전국소년체육대회에 전남 대표로 단일팀으로 참가해 금 3, 은1, 동 1를 획득했다.

함평중 레슬링부는 수업과 밥 먹는 시간을 제외하고 하루 6시간 20분(새벽 5:40∼7:00, 오후 3∼6시, 저녁 8:30∼10:30) 맹훈련을 하고 있다.

올림픽과 각종 국제대회에서 함평중을 빛낸 선수들이 10명이 넘는다.

1984년 LA올림픽 금메달리스트 김원기(그레코로만형 62㎏), 1988년 서울올핌픽 금메달리스트 김영남(그레코로만형 74㎏), 1989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금메달과 1994년 바르셀로나 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딴 김종신(자유형 48㎏), 1988년 서울올림픽 동메달리스트 노경선(자유형 57㎏) 등은 함평중 선수들에게 우상이나 다름없다.

김원기 선수는 함평중 출신 7명을 양아들로 삼아 물심양면으로 지원하고 있다.

3학년 주장 양혜봉(16) 선수는 “저희 집이 가난해서 운동을 열심히 해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는 게 꿈이었는데 그 꿈이 사라져버렸다”라며 “제가 국가대표팀에 들어갔을 때에는 레슬링이 올림픽 종목에 포함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홍 감독은 “당장 올해부터 스카우트가 걱정입니다. 삼성그룹이 대한레슬링협회를 후원하고 있는데 후원을 끊지 않을지 걱정도 되고요”라며 레슬링 꿈나무들의 앞날을 걱정했다.

매트에 쓸려 기형적으로 부풀어오른 귀를 ‘레슬링의 훈장’으로 여긴다는 함평중 감독과 선수들은 올림픽 참가 꿈을 잃고 허탈감에 빠져 있다.

그러나 언젠가는 다시 출전할 수 있으리라는 새로운 희망을 안고 오늘도 매트 위를 뒹굴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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