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력범죄 시신 유기 장소는 강원…누명 또 쓰나

강력범죄 시신 유기 장소는 강원…누명 또 쓰나

입력 2013-09-23 00:00
업데이트 2013-09-23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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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종 인천 母子 중 시신 1구 정선서 발견

지난 8월 실종된 인천 모자(母子) 중 1명으로 추정되는 시신이 23일 강원 정선에서 발견되면서 강원지역이 강력사건의 ‘시신 유기 장소’라는 오명이 또다시 되살아나고 있다.

경찰은 이날 오전 정선군 신동읍 가사리의 한 야산에서 실종자 김모(58·여)씨와 장남 정모(32)씨 가운데 1명으로 추정되는 시신을 발견했다.

유기된 시신은 심하게 부패해 정확한 신원 확인이 어려운 상태지만 경찰은 작은 체구와 치아 보형물로 미뤄 김씨의 시신으로 추정하고 있다.

유력 용의자인 김씨의 차남(29)은 내국인 카지노인 강원랜드를 자주 출입하면서 정선의 지리에 매우 익숙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경찰은 차남이 범행 후 인적이 드문 산악지역이면서 지리에 어느 정도 익숙한 강원 정선을 시신 유기 장소로 선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강원지역은 과거에도 강력사건의 시신 유기 장소라는 오명을 안고 있었다.

2006년 7월 21일 발생한 춘천 40대 주부 2명 납치·살해 사건은 범인들이 범행 후 부녀자의 시신을 춘천시 동산면 속칭 ‘느랏재’ 인근 야산에 유기했다.

다만, 이 사건은 다른 지역에서 범행 후 시신을 옮겨온 것은 아니지만, 범행 후 인적이 드물고 골이 깊은 춘천 ‘느랏재’를 시신 유기 장소로 선택했다는 점에서 일맥상통하다.

2004년 4월16일 평창군 진부면 호명리 인근 영동고속도로 굴다리 경사면에 서울에서 관광버스 운전기사로 일했던 우모(당시 54세)씨가 흉기에 찔려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누군가 우씨를 서울이나 수도권에서 살해하고서 인적이 드문 평창의 한 고속도로변에 유기한 것으로 보고 수사를 벌였다. 그러나 이 사건은 10년째 장기 미제로 남아 있다.

앞서 2003년 1월22일 춘천에서 발생한 모 학교법인 재산관리인 살해 암매장 사건 때도 당시 범인들은 서울지역에서 교통사고로 위장해 납치, 살해하고서 시신을 춘천시 사북면 고성리 야산으로 옮겨 암매장했다.

이처럼 강원지역이 강력사건의 시신 유기 장소라는 오명 탓에 강원경찰은 강력범죄 우범지도 등을 제작하고, 도내 주요 국도변 등에 방범용 CCTV를 해마다 확대 설치하고 있다.

이와 함께 2009년 봄에는 연탄을 이용한 ‘집단 동반자살’이 강원지역에서 잇따라 ‘동반자살의 종착지’라는 오명도 얻기도 했다.

당시 인터넷 자살 카페를 통해 급속도로 번지면서 그해 4월 한 달간만 5건의 동반자살로 남녀 12명의 목숨을 잃었다.

경찰 한 관계자는 “과거에는 인적이 드문 산악지역이 범행 후 시신을 숨기기에 용이할 것 같은 범죄 심리 때문에 강원지역이 오명을 얻기도 했다”며 “하지만 해마다 국도변 등에 CCTV 설치를 확대하는 만큼 더는 범행을 숨길 수 없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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