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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를 막아라…설도 잊은 채 방역 ‘안간힘’

AI를 막아라…설도 잊은 채 방역 ‘안간힘’

입력 2014-01-31 00:00
업데이트 2014-01-31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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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 군인, 경찰 투입 방역초소 24시간 운영오리 농가 인근 성묘객 발길 돌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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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공원 초비상
서울대공원 초비상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전국으로 확산되는 가운데 27일 경기 과천시 막계동 서울대공원 조류사에서 방역이 이뤄지고 있다.
“가족들과 함께 보내지 못해 아쉽지만, 조류인플루엔자는 막아야지요.”

설인 31일 전남 나주시 남평읍에 설치된 조류 인플루엔자(AI) 방역초소에 근무 중인 정우진(44) 나주시청 주무관은 “힘들지 않으냐?”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지난주 AI로 확정 판정을 받은 한 오리농가에서 살처분 작업을 했던 정 씨는 이날부터는 방역초소 근무에 투입됐다.

오전 8시부터 오후 4시까지 방제복을 입고 8시간을 2교대로 근무해야 한다.

방역초소 옆에 마련된 컨테이너에서 따뜻한 차를 마시며 언 손을 녹여보지만, 쉬운 일이 아니다.

난생처음 살처분 현장에 투입된 그는 당시의 기억이 생생하게 남아있다.

정 씨는 “오리도 소중한 생명을 가진 존재인데, 안타까운 마음으로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며 “설 연휴에 가족과 함께 보낼 수 있으면 좋겠지만, 농민들 마음을 생각하면 반드시 AI를 막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전남도는 설 연휴에도 공무원 507명, 경찰 160명, 군인 94명, 축협 직원 27명, 일용직 250명 등 1천38명을 투입해 115곳의 방역초소를 운영하고 있다.

사람이 많이 오가는 터미널과 역 등에는 방역발판을 설치했다.

영암과 나주, 해남 등 오리 농가 인근을 찾은 성묘객들은 이날 방역초소에서 출입 통제를 하는 바람에 발길을 돌려야 했다.

한 성묘객은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가족과 함께 성묘를 하러 왔는데, 방역초소에서 출입을 제지해 돌아와야 했다”며 “먼 길로 돌아가든지, 아니면 올 설은 성묘를 못할 것 같다”고 전했다.

자식 같은 오리와 닭을 묻은 농민들은 올해 설이 설 같지 않다.

AI가 확산될 것을 우려해 도시에 사는 자식과 친척들도 발길을 끊었다.

농장 인근에 있는 산소도 먼 길을 돌아가거나 아예 성묘도 포기했다.

오리 1만여마리를 살처분해야 했던 한 농민은 “지금은 전화할 기분이 아니다”며 정중하게 인터뷰를 거절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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