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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구조기술사 확인 없이 기둥 볼트 줄여

건축구조기술사 확인 없이 기둥 볼트 줄여

입력 2014-03-01 00:00
업데이트 2014-03-01 0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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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리조트 중간수사 결과

128명의 사상자를 낸 경북 경주 마우나오션리조트 체육관 붕괴 사고는 설계에서부터 관리까지 총체적인 인재로 드러났다. 체육관 건립 과정에서 설계·시공·감리 등이 모두 부실했고 체육관 지붕 제설작업도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또 적정 인원보다 많은 사람을 무리하게 수용해 대피가 어려웠던 것도 한 원인으로 지적됐다.

수사본부는 28일 경주경찰서에서 이 같은 내용의 중간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시뮬레이션 결과 등이 나오는 대로 리조트 책임자와 부실시공 관련 책임자를 사법처리하기로 했다.

수사 결과 설계 당시 건축구조기술사가 서울에 근무하며 설계 구조도면과 구조계산서를 확인하지 않은 채 강구조물 제작 업체가 임의로 확인 도장을 찍었다. 또 건축사가 설계도면을 작성하거나 변경할 때 건축구조기술사의 확인을 받거나 협의해야 함에도 이 같은 절차를 거치지 않고 임의로 보조기둥 바닥의 볼트를 4개에서 2개로 변경한 것으로 밝혀졌다. 시공 과정에서도 주기둥과 앵커볼트를 연결한 뒤 모르타르를 시공해 단단히 고정해야 함에도 시멘트를 시공해 앵커볼트와 주기둥 하부가 상당히 부식됨으로써 하부구조가 부실한 점을 발견했다. 국과수 감식 결과 주기둥 등 일부 자재가 기준치에 미달하는 등 부실 자재가 사용된 사실도 드러났다. 경찰은 무엇보다 리조트 측이 많은 눈이 내렸음에도 진입로와 주차장의 제설 작업만 하고 적설 하중이 ㎡당 50㎏으로 설계돼 붕괴 위험이 있는 체육관 지붕의 제설 작업은 하지 않은 것을 확인했다.

리조트 측은 운동시설로 허가받고 강당용 등으로 이용하면서도 폭설로 붕괴 위험이 있고 다중이 이용하려면 사전 점검을 해야 함에도 법적으로 점검 대상이 아니란 이유로 허가 이후 한 번도 점검받지 않았다. 경찰은 “국과수의 감식 결과와 보강 수사 등을 통해 어느 선까지 처벌할지 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경주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2014-03-01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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