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른손 누나, 왼손 동생’…지문인식 조작 국고 횡령

‘오른손 누나, 왼손 동생’…지문인식 조작 국고 횡령

입력 2014-04-02 00:00
업데이트 2014-04-02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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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천경찰, 장애인 요양시설 운영한 50대 남매 입건

강원 홍천의 한 장애인 요양시설을 운영하는 50대 남매가 짜고 출퇴근 지문인식기를 조작, 누나인 시설장이 상시 근무한 것처럼 속여 2년여간 7천여만원의 급여 등 국고보조금을 횡령하다 경찰에 적발됐다.

강원 홍천경찰서는 국고보조금을 횡령한 혐의(사기 등)로 장애인 요양시설 시설장 A(54·여)씨와 동생이자 사무국장인 B(51)씨 등 남매 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2일 밝혔다.

시설장 A씨는 요양시설에 매일 출근한 것처럼 서류를 허위로 작성해 홍천군에 제출, 2012년 7월 25일부터 지난해 12월 25일까지 18개월간 급여와 수당 등으로 7천700만여원의 보조금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결과 동생 B씨는 ‘오른손 지문은 누나의 것으로, 왼손 지문은 자신의 것’으로 각각 지문인식기에 등록하고 출퇴근 시 양손 지문을 모두 찍어 마치 A씨가 매일 근무한 것처럼 속여 보조금을 받도록 도와준 것으로 드러났다.

경기 남양주에서 유치원도 운영하는 A씨는 겸직하거나 상시 근무하지 않으면 급여 등 보조금을 받지 못한다는 규정 때문에 홍천의 장애인 요양시설에 동생의 오른손 지문을 대신 등록해 놓고 자신의 출퇴근 등을 관리하도록 했다고 경찰은 밝혔다.

2012년 7월부터 해당 장애인 요양시설 운영에 따른 국고보조금을 지급받은 A씨는 당시 무단결근이 들통나 해당 지자체로부터 시정 통보를 받자 상시 근무 여부를 확인할 수 있도록 지문인식기 설치했다.

그러나 지문인식기에 등록된 지문을 담당 공무원이 제대로 확인하지 않는다는 점을 악용, 이 같은 일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이들 남매와 같은 수법의 보조금 횡령 사례가 더 있는지를 수사하고, 국고보조금 지급 시스템의 개선 등 부정수급을 방지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 마련을 건의할 방침이다.

한편, 경찰은 A씨에게서 부정 수급한 보조금 전액을 환수하고, 남양주에서 A씨가 운영 중인 유치원에 지급된 처우개선비 등의 보조금 환수도 해당 지자체에 통보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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