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검찰 “항소하되 공소장 변경 안한다”

대구검찰 “항소하되 공소장 변경 안한다”

입력 2014-04-11 00:00
업데이트 2014-04-11 15:20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국민 분노 가열…법원 “엄벌 요구 국민정서 감안했다”

’의붓딸 학대 치사 사건’의 계모 임모(36)씨에 대해 징역 10년이 선고된 가운데 대구지검이 11일 항소심에서 ‘살인죄’로 공소장을 변경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검찰은 그러나 선고 형량이 구형량(계모 20년, 친부 7년)의 절반 안팎에 그친 만큼 항소하기로 했다.

대구지검 고위 관계자는 이날 연합뉴스의 항소 여부 등에 대한 질문에 “임씨와 친부에 대해 항소를 한다. 그러나 임씨에 대한 상해치사혐의를 살인혐의로 공소장 변경을 하지는 않겠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그는 “어린이가 학대받다가 숨진 사건의 중대성과 그 죄질에 상응하는 충분한 형이 선고되지 않아 임씨와 친부에 대해 항소할 것”이라며 “항소심에서 중형이 선고될 수 있도록 공소유지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검찰이 공소장을 변경하지 않기로 한 것은 이날 오후 울산지법의 ‘계모 학대 사건’에서 법원이 살인죄를 인정하지 않은 점에서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숨진 A(8)양의 주변에 대한 추가 조사는 물론 지난 10일 친아버지 집을 압수수색하면서 확보한 자료를 분석, 피고인들의 추가 범행이 있는지 알아보기로 했다.

그러나 검찰의 이 같은 방침을 두고 구형량의 절반 수준에 그친 선고에 분노하는 국민의 감정에 ‘기름을 부은 격’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대구의 한 변호사는 “검찰이 기소과정에서 상해치사보다는 살인 혐의를 적용했으면 좀 더 많은 형이 선고되지 않았을까 싶다”며 “검찰이 첫 단추를 잘못 끼우는 바람에 선고 형량이 낮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변호사계에서는 이번 판결과 관련해 법원의 선고 형량이 낮다는 의견이 많이 나왔다.

이명숙 한국여성변호사회 회장도 “피고인들의 범행에 비춰 형량이 터무니없이 낮다. 검찰이 제대로 추가조사해서 항소심에선 죄명을 바꾸야 한다. 검찰이 반드시 항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재판부가 대법원 양형위원회 양형기준을 고려해 판결을 내린 것 같은데 양형기준 자체가 너무 낮다”며 “일본 등 외국의 경우 ‘칠곡 계모’사건 같은 사례는 예외없이 살인 혐의를 적용하고 무기·종신형에 처한다”고 했다.

그러나 법원은 선고 형량이 적정했다는 입장이다.

대구지법은 선고 직후 보도자료를 통해 “피고인 행위에 대한 비난가능성, 범행이후 재판에 이르기까지 피고인의 반성하지 않는 태도, 대법원 양형위원회에서 정한 상해치사죄의 양형기준을 종합하면 적당한 형량이다”고 밝혔다.

특히 법원은 “임씨의 선고형량은 최근에 선고된 아동학대치사죄의 형량보다는 다소 높다”고 강조하며, 엄벌을 요구하는 국민 정서도 판결에 반영했다는 점을 내비치기도 했다.

연합뉴스
많이 본 뉴스
공무원 인기 시들해진 까닭은? 
한때 ‘신의 직장’이라는 말까지 나왔던 공무원의 인기가 식어가고 있습니다. 올해 9급 공채 경쟁률은 21.8대1로 32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공무원 인기가 하락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낮은 임금
경직된 조직 문화
민원인 횡포
높은 업무 강도
미흡한 성과 보상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