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단체 보신각 앞에서 추모집회…”장애인등급제는 낙인”
장애인등급제 희생자 고(故) 송국현 동지 장례위원회(이하 장례위원회) 등 장애인단체 회원 300여명은 19일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에서 추모집회를 열고 장애등급제 폐지와 보건복지부 장관의 사과를 요구했다.장례위원회는 “송씨는 작년 10월 자립의 꿈을 안고 시설 밖으로 나왔지만, 장애등급 3급이라는 ‘낙인’ 때문에 활동지원을 받을 수 없었다”며 “시민사회의 소중한 뜻을 모아 장례식을 ‘장애인장’으로 치를 것이지만, 보건복지부 장관의 사과가 없으면 장례식도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송씨는 13일 오전 10시56분께 서울 성동구 하왕십리동 장애인용 연립주택 지하 1층에서 난 화재로 팔·다리·얼굴 등에 3도 화상을 입었다.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산소호흡기에 의존하며 치료를 받았으나 17일 끝내 숨졌다.
송씨는 뇌병변장애 5급, 언어장애 3급 등 이중 장애인이었지만 종합 3급 장애판정을 받은 탓에 활동지원 서비스를 받지 못한 점이 알려지면서 장애등급제의 문제점이 지적됐다.
그는 오른쪽 팔다리가 마비돼 평소에는 휠체어를 타고 이동하며 언어장애가 심해 ‘음’ 정도의 외마디 소리만 낼 수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집회에 참가한 조희연 성공회대 사회과학부 교수는 “우리가 사는 이 대한민국이 송씨를 삶과 죽음의 경계에 매몰시켰다”며 “낭떠러지 사회, 벼랑 끝 사회에 깊은 분노를 느낀다”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18일 오후 송씨의 시신을 부검했고, 결과가 나오기까지는 한 달 정도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