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상업시설 들어서는 서울대…학생 점심값에 불똥

대형 상업시설 들어서는 서울대…학생 점심값에 불똥

입력 2014-06-02 10:30
업데이트 2014-06-02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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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협 수익 나빠지자 식당 밥값 인상 고려

올해 말 완공하는 서울대 관정도서관에 대규모 상업시설이 들어오기로 하면서 학생들 점심값으로 불똥이 튀고 있다.

학생식당 등을 운영하는 서울대 생활협동조합(생협)이 학내 외부 음식업체에 치여 수익이 점점 떨어지는 상황에서 학교 측이 일부 식단 가격을 인상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2일 서울대에 따르면 생협은 애초보다 열흘가량 앞당긴 16일 관정도서관 내 상업시설이 수익에 미치는 영향과 대응방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관정도서관에 입점을 신청한 외부업체를 심의하고자 이달 중하순께 열리는 서울대 재산관리위원회에 제출할 의견을 모으기 위해서다.

서울대 생협을 총괄하는 학생처는 관정도서관 내 상업시설이 입점하면 생협의 영업이익 감소분이 5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이는 작년 생협 영업이익 12억원의 40%가 넘는 액수다. 관정도서관 주변 학생회관과 중앙도서관에서 생협이 운영하는 식당과 카페, 종합매장의 매출액 등을 토대로 추정한 수치다.

더군다나 올해는 통상임금 확대, 비정규직 처우 개선, 물가 상승 등으로 영업이익이 5억원에 그칠 것으로 전망돼 수익을 전혀 기대하지 못할 처지에 놓였다.

당장 이를 타개할 뾰족한 수가 없다는 게 문제다.

현재 생협은 식당에서 나오는 적자를 문구매장이나 기념품점 등에서 얻는 수익으로 메우는 구조라 이 문제를 풀려면 학생들의 밥값 인상이 논의될 수밖에 없다.

학교 관계자는 “생협 직영식당의 밥값이 8∼9년째 동결돼 식재료비보다 저렴한 상황”이라며 “관정도서관 문제가 아니더라도 상징적 의미가 있는 1천700원짜리 식단을 제외한 밥값을 올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서울대가 법인화 이후 수익사업이 가능해지면서 외부업체를 유치하는 데 집중한 나머지 학생들의 복지를 외면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대 생협이 운영하는 식당이나 매장에서 거둔 이익은 학교발전기금에 편입, 학생들의 장학금이나 후생복지를 위해 쓰인다. 수익이 감소하면 그만큼 학생들에게 가는 혜택도 줄어들 수밖에 없다.

김재원 서울대 생협 대학원생 이사는 “외부업체로 말미암은 생협 매출 잠식 문제를 꾸준히 제기했지만 진지하게 논의된 적이 없다”며 “학교가 수익사업을 위해 임대료를 많이 주는 외부업체를 더 유치하려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다른 학교 관계자는 “관정도서관은 외부 재단의 기부를 받아서 지어지는 건물이어서 학교 측이 입점 시설에 적극적으로 관여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생협에 영향을 덜 미치는 업종이 주로 입점하도록 의견을 제시해보겠다”고 해명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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