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당한 경찰…체포된 구원파 신도, 알고보니

황당한 경찰…체포된 구원파 신도, 알고보니

입력 2014-06-11 00:00
업데이트 2014-06-11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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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6000명이나 동원…일부는 체포 대상자 누군지도 몰라

대통령까지 나서 검·경의 미진한 수사상황을 질책했지만 금수원 체포작전은 여전히 허점 투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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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명수배된 신도 체포하는 경찰
지명수배된 신도 체포하는 경찰 11일 오전 경기도 안성 금수원에 진입한 경찰들이 지명 수배된 신도를 체포하고 있다.
연합뉴스
검찰은 10일 오후 경기지방경찰청에 체포 대상자 18명의 명단을 넘겨준 뒤 ‘일출 시 금수원 체포작전을 실시하도록 준비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따라 경찰은 11일 오전 5시부터 63개 기동중대와 정보형사 등 6000여명을 경기도 안성시 보개면 상삼리 기독교복음침례회(구원파) 핵심시설인 금수원 인근에 집결시켜 오전 8시 작전을 시작했다.

하지만 현장에 투입된 경기청 지휘부 등은 체포 대상자 명단에 없던 신도가 검찰에 체포되자 어찌된 영문인지 몰라 허둥댔다. 오전 9시 30분쯤 구원파 신도 최모(44)씨가 검찰에 체포되자 경기청은 출입기자단에 문자메시지를 보내 ‘수배자를 체포했다’고 통보했다.

그러나 경찰이 수배자라고 밝힌 최씨는 체포영장이 발부된 18명 명단에 없었다. 경기청 지휘부나 수사라인 관계자조차 최씨의 신원을 제대로 알지 못했다. 이에 대해 경찰은 “검찰이 어제(10일) 추가로 체포영장을 발부받은 수배자”라고 설명했다가 2시간이 지나서야 “최씨는 검찰의 수사 대상자였는데 현장에 있어 긴급체포된 것”이라며 수배자가 아니었다고 정정했다.

정작 체포작전에 투입된 경찰이 검찰과 정보를 제대로 공유하고 있는지 의구심이 드는 대목이다. 검찰이 체포 대상자는 물론,수사 대상자도 경찰과 공유했다면 체포작전에서 보다 나은 성과를 얻을 수도 있었다. 일부 경찰관은 체포 대상자가 몇 명인지,누군지조차 제대로 알지 못했다.

한 기동대 경찰관은 “오늘 체포 대상자는 10명으로 알고 있다”고 했고 또 다른 정보형사는 “16명 아니었냐”고 했다. 보안을 유지하려고 급하게 작전을 진행해 생긴 문제일 수 있으나 경찰이 체포 대상자를 모른 채 현장에 투입됐다면 대상자가 지나쳐도 알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경찰 관계자는 “체포작전은 검찰이 주도하는 것이고 경찰은 물리적 충돌이나 수색방해 행위 등을 차단하기 위해 지원하는 역할을 하다보니 체포 상황을 자세히 알긴 어렵다”고 해명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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