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2014> 거리 가득 메운 붉은물결…완패에 ‘탄식’

<월드컵2014> 거리 가득 메운 붉은물결…완패에 ‘탄식’

입력 2014-06-23 00:00
업데이트 2014-06-23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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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브라질 월드컵 조별리그 2차전 한국과 알제리의 경기가 열린 23일 새벽 서울 곳곳에는 우리 선수들의 필승을 기원하는 붉은 물결이 거리를 가득 메웠다.

광화문광장 3만9천명, 코엑스 앞 영동대로 2만2천명, 신촌 연세로 1만1천여명 등 서울에만 7만2천여명의 인파가 몰렸다.

그러나 한국팀이 전반에만 3골을 허용하자 경기를 끝까지 지켜보지 못하고 중간에 자리를 뜨는 시민도 적지 않았다.

= 4대2 완패에 거리 곳곳에서 ‘탄식’

0...알제리의 첫 골이 터지자 응원거리는 일순간 조용했다가 탄식이 터져 나왔다.

이어 바로 상대에게 한 골을 더 내주자 응원단은 “아”, “에잇”, “집에 가자”, “뭐야”라며 저마다 아쉬움을 나타냈다.

세 번째 골이 터지자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는 시민도 있었다.

김예준(20)씨는 “자정부터 기다려서 응원했는데 벌써 세 골이 들어가 너무 화가 난다”며 광화문광장을 떠났다.

세 번째 골이 들어간 이후 광화문광장 바깥에는 담배를 피우러 나온 시민이 급격하게 늘었다. 이들은 삼삼오오 모여 담배를 피우며 아쉬움을 나눴다.

사람들이 줄지어 응원석을 떠나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광화문광장 응원인원은 경기 시작 직전 약 3만9천명에서 후반에 약 3만명으로 줄어들었다.

후반 5분 우리나라의 첫 골이 들어가자 침묵이 이어졌던 거리에 일순간 환호성이 터졌다.

그러나 알제리의 네 번째 골이 들어가면서 곳곳에서 자리를 떴고, 후반 27분 우리나라 두 번째 골이 터졌지만 분위기는 크게 반전되지 않았다.

= 새벽 가랑비에도 식지 않은 ‘붉은 열기’

0...경기 전 서울지역에는 가랑비가 내렸지만 응원 열기를 잠재우지는 못했다.

이날 오전 3시께 아파트 밀집 지역인 송파구 잠실동 방면에서는 빨간 티셔츠에 우비 차림인 10대 10여명으로 구성된 ‘자전거 부대’가 응원장 쪽으로 달려가는 모습이 보였다. 한 20대 여성은 우중 응원을 각오한 듯 해변에서나 쓸 법한 ‘휴대전화 방수팩’을 목에 걸고 나왔다.

경기 직전까지 광화문광장에서 우비와 돗자리를 팔던 김삼현(60) 씨는 “돗자리는 조금 전에 다 팔았다”며 “이제 우비만 남았는데 비가 더 안 올 거 같아 이제 들어가려고 한다”고 말했다.

= 늘어난 거리응원단에 상인들 ‘함박웃음’

0...알제리전은 승리에 대한 높은 기대감 속에서 러시아전보다 훨씬 많은 인파가 거리로 나오면서 상인들은 함박웃음을 지었다.

지난 러시아전 당시 텅텅 비었던 영동대로 인근 상점은 이날 ‘붉은 악마’들로 가득 찼다.

이들은 대형 TV로 경기를 돌려보며 태극전사들의 알제리전 승리를 기원했고, 일부는 실내에서도 응원도구를 흔들며 흥을 냈다.

광화문광장 인근 편의점에는 물건을 사려는 줄이 바깥까지 길게 늘어섰다. 아예 계산대를 밖에 내놓고 큰 아이스박스에 맥주와 음료수를 담아 파는 곳도 많았다.

연세로 인근 우산 노점, 핫도그 노점, 다코야키 노점 등은 평소 오후 11∼12시면 영업을 마치지만, 이날은 사람들이 계속 몰리면서 오전 4시가 훌쩍 넘기도록 영업했다.

배달 음식도 특수를 누렸다.

광화문광장 곳곳에서는 휴대전화로 통화하며 치킨 배달원과 주문자가 서로 찾는 모습을 쉽게 목격할 수 있다. 치킨 배달원 김모(44)씨는 “원래 자정에 퇴근하지만 지금 오전 3시인데도 퇴근을 못하고 있다”며 “3시간 동안 30마리는 배달한 것 같다. 배달이 계속 밀려들어 와 계속 배달하고 있다”고 말했다.

= 연세로 앞은 ‘파란악마?’

0...한국 국가대표팀의 상징색은 ‘빨간색’이지만 전날 연세대 축제 ‘아카라카’가 열린 탓에 연세로에서는 유독 ‘파란색’ 티셔츠를 입은 응원객이 많았다. 연세대의 상징색이 파란색이기 때문이다.

파란색 티셔츠를 입고 있다가 경기를 앞두고 빨간색 응원복으로 갈아입는 진풍경도 여기저기서 목격됐다.

아카라카에는 1만1천명이 모였는데 경찰은 이 가운데 5천여명이 연세로 응원에 참가한 것으로 파악했다. 연세대 경영학과 13학번 강우호(24·여)씨는 “전날 자정까지 아카라카 뒤풀이에 있다가 밤새 ‘미친 듯이’ 월드컵 응원하려고 붉은악마 티셔츠를 샀다”며 “이런 경험은 처음이라 너무 즐겁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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