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VT, 철도공단에 부품 시험성적서 위조 무마 시도

AVT, 철도공단에 부품 시험성적서 위조 무마 시도

입력 2014-07-24 00:00
업데이트 2014-07-24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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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사고발 막아달라” 권영모에 부탁… ’로비창구’ 권씨 구속기소

‘철도 마피아’ 비리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레일체결장치 납품업체 AVT가 지난해 부품 시험성적서 위조 사실이 발각되자 이를 무마하려고 권영모(55·구속) 전 새누리당 수석부대변인을 통해 한국철도시설공단에 로비를 시도한 정황이 포착됐다.

검찰은 AVT가 시험성적서 위조 문제를 덮기 위해 발급기관인 한국철도기술연구원(KRRI)과 철도시설공단의 임직원에게 금품로비를 벌였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수사 중이다.

24일 검찰과 철도업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1부(김후곤 부장검사)는 AVT 이모(55) 대표가 지난해 8월 “김광재 이사장에게 부탁해 공단이 형사고발 등 시험성적서 위조를 문제삼지 않도록 해달라”며 권씨에게 청탁했다는 구체적 진술을 확보했다.

문제의 시험성적서는 AVT가 인천공항철도 부품성능평가를 위해 지난해 5월 철도시설공단에 제출한 것이다. AVT는 철도기술연구원의 담당자에게서 공인받지 않은 시험값과 서류양식을 넘겨받고서 공식 발급받은 것처럼 꾸몄다.

AVT의 위조 사실은 시험성적서 발급번호가 없는 점 등을 이상하게 여긴 한 평가위원의 이의제기로 들통났다. 철도시설공단은 AVT의 성능검증 신청을 반려하고 평가 담당자 3명을 징계했다.

권씨는 비슷한 시기 김광재(58·사망) 당시 철도시설공단 이사장에게 1천만원을 건넸다. 권씨는 그러나 검찰 조사에서 “시험성적서 위조와 관련한 청탁을 구체적으로 전달하지는 않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AVT는 이후 형사고발을 당해 경찰이 수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2012년 호남고속철도 납품사업을 따내며 경쟁업체 팬드롤코리아를 제친 AVT가 시험성적서 위조 문제가 확산될까 우려해 권씨를 통해 철도시설공단에 로비를 시도한 것으로 보고 있다.

AVT는 지난해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서 시험성적서 위조가 쟁점이 될 기미를 보이자 권씨를 통해 의원들의 질의를 막으려 했으나 같은 당 심재철 의원이 집중 질타하는 바람에 사실상 실패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AVT가 호남고속철도 납품업체 선정과정에서도 권씨를 로비창구로 활용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AVT가 감사원 감사관 김모(51·구속기소)씨에게 뇌물을 주며 경부고속철도 2단계 구간에 깔린 팬드롤코리아 제품의 문제점을 부각시킨 뒤 이런 감사결과를 호남고속철도 납품업체 선정에 반영해달라고 청탁했다는 것이다. 권씨와 김광재 전 이사장은 영남대 선후배 사이다.

검찰은 AVT로부터 3억8천여만원을 받고 이런 로비를 해준 혐의(변호사법 위반 및 뇌물공여)로 지난 23일 권씨를 구속기소했다.

권씨는 2009년 12월부터 지난달까지 고문료 명목으로 매달 300만∼400여만원씩 모두 2억1천여만원을 받아 챙겼다. 활동비 6천여만원을 추가로 받았고 6천500여만원을 법인카드로 긁는가 하면 한 달 리스비용 90여만원짜리 그랜저 승용차를 제공받아 타고 다녔다.

권씨는 호남고속철도 납품업체 선정을 도와준 대가로 김광재 전 이사장에게 지난해 2월부터 11월 사이 세 차례에 걸쳐 모두 3천만원을 전달한 혐의도 받고 있다.

권씨는 서울 여의도의 오피스텔과 국회 사무실, 종로의 일식당에서 김광재 전 이사장을 만나 각각 1천만원씩 뇌물을 준 것으로 조사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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