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할까’…통상임금 덫에 걸린 현대차 임협

’파업할까’…통상임금 덫에 걸린 현대차 임협

입력 2014-07-31 00:00
업데이트 2014-07-31 16:52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노조, 협상결렬 후 파업수순…회사 “통상임금은 법대로”

현대자동차 노사가 올해 임금협상의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국내 노동계의 이슈로 떠오른 통상임금 확대 요구안 때문이다.

지금처럼 노사가 서로 목소리만 높일 경우 올해 임협은 9월 추석 전 타결도 어려울 것이라는 게 현대차 안팎의 분석이다.

따라서 지난 2009∼2011년 집행부를 이끌면서 현대차 노조 역사상 처음으로 3년 연속 무파업을 이끈 현 노조 집행부의 첫 파업도 불가피한 것 아니냐는 우려가 크다.

현대차 노조는 31일 임협에서 회사 측에 제시안을 모두 내놓으라고 했지만 결국 합의점을 찾지 못하자 결렬을 선언했다.

회사는 현재 노조의 요구에 맞추어 안을 내놓을 형편이 아니다.

임협의 본질과 다르게 정기 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하는 통상임금 확대를 노조가 요구하고 있고, 이에 대한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고 있다.

지난해 연말 대법원이 갑을오토텍의 상여금이 통상임금에 포함된다고 판결한 이후 현대차 노조도 통상임금 확대를 주장하고 있지만 회사는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현대차는 통상임금 문제는 2012년 노사가 소송으로 풀기로 합의했고, 현재 소송이 진행 중인 만큼 결과에 따르자는 입장이다.

회사는 “노조가 이를 어기는 것은 협상 결과를 뒤집고 노사 신뢰를 무너뜨리는 행위”라고 몰아붙이고 있다.

임금 기본급 대비 8.16%(15만9천614원) 인상, 조건없는 정년 60세 보장, 주간 연속 2교대제 문제점 보완, 전년도 당기순이익의 30% 성과급 지급, 해고자 복직, 손해배상 가압류와 고소고발 취하 등의 나머지 노조 요구안에 대해서도 지루한 공방이 오가고 있다.

노조는 통상임금 확대안을 우선적으로 관철하겠다며 투쟁 불가피성을 강조하고 있다.

최근에는 현대기아차그룹사 노조와 연대하기 시작했다. 현대차노조를 비롯한 그룹사 노조대표는 지난 30일 기자회견을 열어 “통상임금 해결 없이는 임협 타결도 없다”며 배수진을 쳤다.

이 때문에 올해 임금협상이 이미 현대차 노사의 문제를 넘어선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온다. 노사가 임금인상 등으로 합의할 상황을 넘어섰다는 것이다.

노조가 “정몽구 그룹회장이 통상임금을 해결하라”고 목소리를 높이는 등 계속 강수를 두는 것이 이런 예상을 뒷받침한다.

현대차 측은 그러나 회사마다 사정이 다르기 때문에 통상임금 문제를 일률적으로 해결할 수 없다는 입장이 확고하다. 갑을오토텍 등과 같이 현대차는 법원의 판결을 받아 처리하자는 입장에서 물러서지 않고 있다.

노사가 여름휴가 직후 통상임금 문제에서 접점을 찾지 못하면 파국은 피할 수 없어 보인다.

현 이경훈 노조 노조집행부는 합리노선으로 2009년부터 3년 연속 노사협상을 무파업으로 타결한 전력이 있어 지난해 재집권 직후 노사관계 개선에 대한 기대가 매우 컸다.

그러나 노동계가 통상임금 확대를 요구하는 가운데 현대차 노조가 이 투쟁에 앞장서면서 노사간 갈등이 증폭되자 ‘무파업’과 노사관계 개선에 대한 기대가 물 건너갈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연합뉴스
많이 본 뉴스
공무원 인기 시들해진 까닭은? 
한때 ‘신의 직장’이라는 말까지 나왔던 공무원의 인기가 식어가고 있습니다. 올해 9급 공채 경쟁률은 21.8대1로 32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공무원 인기가 하락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낮은 임금
경직된 조직 문화
민원인 횡포
높은 업무 강도
미흡한 성과 보상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