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원 평가 임박하자 신입생 ‘입도선매’

대학원 평가 임박하자 신입생 ‘입도선매’

입력 2014-10-20 00:00
업데이트 2014-10-20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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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시행… 학생충원 중요 지표

교육부가 대학원 학사과정 내실화 등을 위해 내년에 처음으로 대학원 평가를 시작할 계획인 가운데 대학들이 앞다퉈 대학원생 유치에 나서고 있다. 학생 충원율 등이 중점적인 평가지표가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대학에 이어 대학원 구조조정이 임박했다는 전망도 나온다.

19일 중앙대에 따르면 이 대학은 지난달 25일 학부 시절 취득한 대학원 학점을 인정해 주도록 학칙을 개정했다. 최대 6학점까지 인정해 줘 학부생들의 대학원 입학을 독려하겠다는 것이다. 대학원 ‘조기졸업’이 가능하게 된 것으로 한상준 일반대학원장은 “우수 학부생 유치와 타 대학원 유출 방지, 일거양득의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 학부생은 “취업이 안 돼 울며 겨자 먹기로 학교를 더 다녀야 하는 학생들 입장에서는 진학에 도움이 되는 과목을 수강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이익”이라고 말했다.

이화여대는 이달 초 전공 교수가 직접 상담하는 ‘대학원 페어’를 열었다. 일반대학원 59개 학과와 전문대학원, 특수대학원이 참가해 각 과의 전공교수가 1대1 상담을 진행했다. 정덕애 일반대학원장은 “인문사회나 기초학문 계열에 진학하는 학생이 줄고 있어 다음 학기부터는 이들 학과에 더 신경을 쓸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한양대와 성균관대 등은 전·후기 신입생 모집 기간 이외에도 ‘우수 학생 우선 선발’ 등을 통해 신입생 ‘입도선매’에 나서고 있다.

대학원들이 이처럼 ‘학생 모시기’에 적극적인 것은 내년에 시행되는 대학원 평가와 무관치 않다. 앞서 교육부는 대학원 질 관리를 목적으로 올해 안에 실태조사를 진행한 뒤 지표를 만들어 내년부터 대학원 평가를 진행하기로 한 바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대학원 발전계획과 경영현황, 교육여건 등을 평가하게 된다”며 “대학 재정이나 학생 충원율 등이 중요지표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평가 결과에 따라 대학원 정원 조정이나 재정지원 규모 등이 결정된다.

지방대 대학원 등에서는 대규모 구조조정 우려가 팽배하다. 전남 지역의 한 경영대학원 교수는 “내년에 시행될 교육부의 대학원 평가가 지금도 ‘빈익빈 부익부’ 구조인 서울·수도권과 지방대학 간의 격차를 더 벌리게 될 것”이라며 “학생 모집에 어려움을 겪는 지방대학으로선 결국 구조조정을 택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2014-10-20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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