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붕괴위험’ 인천 십정1동 주택들…주거개선 ‘시급’

’붕괴위험’ 인천 십정1동 주택들…주거개선 ‘시급’

입력 2014-11-02 00:00
업데이트 2014-11-02 11:05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홍미영 부평구청장 “사업성보다 공익성 우선해 ‘안전’ 먼저 살펴야”

입동(立冬)을 일주일여 앞둔 2일 인천시 부평구 십정1동 201 일대.

야트막한 산등성이를 따라 자리 잡은 수백 채의 ‘쪽집’들은 낙엽처럼 약해 보였다.

시멘트, 철판, 나무합판이 벽을 이뤄 서로 지탱하며 집의 형태를 유지하고 있지만 쪼개지고 녹슬어 금방이라도 쓰러질 것 같았다.

비, 바람, 추위를 견디다 끝내 무너진 일부 쪽집들은 골목길이 비좁은 탓에 잔해를 옮기기 어려워 수습되지 못한 채 비닐로 덮여 있어 을씨년스러움을 더했다.

골목 계단 곳곳은 깨지고 주저앉았다. 수십 채에 이르는 빈집에는 무단으로 버려진 쓰레기가 쌓여 악취가 진동하고 벌레들이 모여 움실댔다.

이곳에 거주하는 김모(47)씨는 “집이 무너질까 제일 걱정이다. 이제는 너무 많은 곳에 하자가 생겨 보수하기도 어려운 실정”이라며 “환경개선사업이 조속히 추진되기만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 겨울을 어떻게 나아할지 앞이 캄캄하다”고 하소연했다.

이곳은 40여년 전 철거민들이 국·공유지인 야산에 흙벽돌과 시멘트로 집을 짓고 정착한 이른바 ‘철거민촌’이다.

지금은 벽과 축대가 기울고 갈라져 붕괴 직전에 있다.

당연히 도로와 상·하수도 등 도시기반시설은 거의 없다.

실제 2011년에는 쏟아진 빗물로 집 1채가 붕괴하고 잔해들이 인근 가옥을 덮치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부평구는 2007년 이 지역 19만여㎡를 십정 2지구 주거환경개선지구로 지정하고 대한토지주택공사(LH)와 함께 주거환경개선사업에 나섰지만 현재까지 지지부진한 상태다.

사업시행사인 LH가 ‘사업성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사실상 사업을 중단했기 때문이다.

구의 한 관계자는 “사업 승인까지 받은 상태에서 사업이 중단돼 주민들의 한숨이 깊다”며 “수익성을 떠나 현재 붕괴 등으로 말미암은 안전문제에 대한 대책이 시급한 만큼 LH가 조속히 사업을 추진하길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홍미영 부평구청장은 십정 2지구의 열악한 상황을 알리고 조속한 사업 추진을 LH에 촉구하고자 쪽방에서 2차례에 걸쳐 240여 일가량 살기도 했다.

홍 구청장은 “만일의 주택붕괴 등으로 인명피해가 발생하면 그 책임은 어디에 있겠냐”며 “최근의 대형 참사가 물질보다 가치가 더 중요하다는 교훈을 줬듯 주거개선사업도 사업성보다도 공익성에 더 가치를 둬야 할 것”이라며 LH에 조속한 사업 추진을 촉구했다.

십정 2지구에는 건물 1천480채가 있으며 2천770여가구가 거주하고 있다.

구는 현재 이곳에 붕괴 우려 주택이 68채가 있고 이 가운데 절반가량의 주택에 주민이 거주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연합뉴스
많이 본 뉴스
최저임금 차등 적용, 당신의 생각은?
내년도 최저임금 결정을 위한 심의가 5월 21일 시작된 가운데 경영계와 노동계의 공방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올해 최대 화두는 ‘업종별 최저임금 차등 적용’입니다. 경영계는 일부 업종 최저임금 차등 적용을 요구한 반면, 노동계는 차별을 조장하는 행위라며 반대하고 있습니다. 당신의 생각은?
찬성
반대
모르겠다
광고삭제
위로